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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객원기자
2018-04-14

제2의 지구, 등잔 밑이 어둡다? 근접 외계행성 사냥꾼, 테스 망원경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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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에 발견된 외계 행성 ‘케플러-452b’는 지구와 유사한 점이 많다. 일단 이 행성의 모성인 케플러-452는 태양보다 지름은 10%, 밝기는 20% 더 밝으며 온도는 비슷하다. 즉, 지구의 모성인 태양과 크기 및 온도가 대체로 같은 셈이다.

또한 케플러-452와 케플러-452b 간의 거리는 태양과 지구 간 거리보다 5% 더 길며, 모성을 한 바퀴 도는 공전주기는 385일로 지구의 태양 공전주기인 365일과 유사하다. 케플러-452b의 지름은 지구의 약 1.6배, 나이는 지구보다 15억년 오래된 60억년이다.

그런데 최근 케플러-452b의 존재에 대해 일부 천문학자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세티연구소(SETI Institute)의 과학자 제프 코글린 등이 최근 ‘천체물리학저널(Astrophysical Journal)’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서다.

지구와 근접한 지역에서 외계행성을 찾는 테스우주망원경의 활동 상상도. ⓒ NASA
지구와 근접한 지역에서 외계행성을 찾는 테스우주망원경의 활동 상상도. ⓒ NASA

그들은 케플러우주망원경에 실린 계측기의 오류를 평균화하는 새로운 시뮬레이션으로 케플러-452b에 대한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케플러-452b의 존재가 장비의 사소한 결함으로 인한 일시적 신기루 현상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케플러우주망원경의 전 연구원이자 케플러-452b 발견 논문의 공동저자인 나탈리 바탈라는 그들의 주장이 케플러우주망원경의 실제 상황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일어난 오류라고 반박했다.

예를 들면 케플러우주망원경에는 21개의 분할 감지기가 있는데, 그중 일부는 다른 것보다 더 선명한 데이터를 생성하므로 전체 평균값으로 분석할 경우 그런 주장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미국 항공우주국(NASA) 측의 입장은 좀 애매모호한 편이다. 지금으로선 케플러-452b의 외계행성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확실하지만, 이 같은 토론을 환영한다고 밝힌 것이다.

케플러-452b, 존재 여부 논란

미국 과학매체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의하면, NASA가 이런 입장을 보이는 데엔 이유가 있다. 케플러-452b의 존재는 케플러우주망원경이 발사된 2009년부터 고장 나기 이전인 2013년까지 수집된 데이터에만 근거하기 때문이다.

케플러우주망원경은 항성의 주위를 도는 행성이 앞을 지나칠 때 별의 밝기가 미세하게 어두워지는 식현상을 이용해 외계행성을 찾는다. 따라서 외계행성의 여부를 확실히 가리기 위해선 최소한 3번 이상 그런 현상을 관찰해야 하는데, 케플러우주망원경은 그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다시 관측할 수도 없다. 케플러우주망원경은 연료가 거의 고갈돼 수개월 내 수명이 끝난다.

그런데 케플러우주망원경의 후임인 ‘테스(TESS) 우주망원경’이 4월 16일(현지시간)에 발사된다.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공군기지에서 발사되는 이 망원경은 지구 상공 500~5만㎞에 이르는 타원궤도를 13.7일에 한 바퀴씩 돌며 외계행성을 찾게 된다.

외계행성이 처음 발견된 건 1995년이다. 스위스 제네바천문대 소속의 천체물리학자들이 지구에서 42광년 떨어진 페가수스자리 51번 별의 주위를 도는 행성을 발견한 것. 이로써 태양계 밖의 외계에도 항성 주위를 도는 행성이 있다는 사실이 최초로 증명됐다.

2009년 케플러우주망원경이 발사된 후 외계행성의 발견은 급증했다. 현재까지 약 3700여 개의 외계행성이 발견됐는데, 그중 케플러우주망원경이 발견한 것이 약 3/4에 이른다. 생명체 존재 가능 구역을 뜻하는 골디락스 존 내에서 최초로 발견된 케플러-22b를 비롯해 지구와 비슷한 정도를 표시하는 유사지구지수에서 가장 높은 값을 기록한 케플러-438b도 모두 케플러우주망원경이 거둔 성과다.

케플러우주망원경의 관측 결과를 바탕으로 과학자들은 생명체가 존재 가능한 외계행성이 우리은하에만 약 50억~500억개 정도 존재할 것으로 추정한다. 그런데 케플러가 발견한 제2의 지구 후보들은 거리가 너무 멀다. 케플러-438b는 지구로부터 약 470광년, 케플러-22b는 600광년, 케플러-452b는 무려 1400광년 거리에 있다.

케플러망원경보다 400배 넓은 관측 범위

하지만 지구의 바로 이웃별인 프록시마 센타우리에도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지닌 행성이 있다. 유럽 연구진이 칠레의 라실라에 있는 특수반사망원경을 활용해 발견한 프록시마b가 바로 그것이다. 지구로부터 4.24광년 거리에 있는 이 외계행성은 온도가 적당하고 물과 대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플러우주망원경이 이처럼 지구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외계행성을 발견하지 못한 이유는 너무 좁은 관측 범위 때문이다. 케플러는 지구로부터 3000광년 떨어진 곳까지 관측할 수 있지만 관측 범위는 지구 하늘의 0.25%에 해당하는 우주의 좁고 깊은 곳이다.

그에 비해 이번에 발사되는 테스우주망원경은 지구로부터 약 300광년 이내만 관측할 수 있지만 지구 하늘의 85% 이상을 볼 수 있다. 케플러우주망원경보다 약 400배나 더 넓은 관측 범위를 지니는 셈이다. 테스우주망원경이 가동되면 지구와 가까운 항성 주위를 도는 외계행성들의 정체를 훨씬 많이 알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2020년에 발사될 예정인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테스가 발견해 추천하는 외계행성에서 대기 구성성분과 생물의 기본물질인 유기분자 존재까지 알아낼 수 있다. 유럽우주국(ESA)도 올해 말에 슈퍼지구 관측을 위한 CHEOPS(Characterizing Exoplanet Satellite) 우주망원경을 발사하고, 2020년에는 지구 규모의 외계행성을 연구하는 PLATO와 행성 대기를 연구하는 ARIEL 프로젝트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NASA에서는 인류가 최초로 달에 착륙한 지 100주년 되는 해인 2069년에 지구와 가장 가까운 별인 프록시마 센타우리로 탐사선을 직접 보내는 계획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구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진 외계행성 프록시마b에 생명체가 존재하는지의 여부를 알기 위한 목적이다.

인류의 이주가 가능한 제2의 지구 및 외계 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알 수 있는 날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

이성규 객원기자
yess01@hanmail.net
저작권자 2018-04-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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