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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준래 객원기자
2016-07-14

수컷 없어도 혼자 새끼 낳는 암컷 교미없는 단성생식··· 줄기세포 확보의 필수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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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호주의 한 수족관에서 암컷 상어가 수컷과 교미없이 스스로 알을 만들고 새끼를 출산하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암컷은 그동안 수컷과의 교미를 통해서만 새끼를 출산했기 때문에, 이번과 같은 비정상적 출산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 수족관 관계자의 말이다.

호주 수족관에서 상어가 단성생식으로 태어나 화제가 되고 있다 ⓒ wikipedia
호주 수족관에서 상어가 단성생식으로 태어나 화제가 되고 있다 ⓒ wikipedia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부 곤충이나 동물들 가운데는 수컷 없이도 암컷 혼자서 새끼를 낳는 이른바 ‘단성생식(Parthenogenesis)’이 발생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상어의 경우 상당히 드문 일이기는 하지만 불가능한 현상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단성생식의 원인

처녀생식으로도 불리는 단성생식의 사전적 의미는 ‘수컷과의 수정이 아닌 암컷 스스로가 개체를 증식시키는 것’을 말한다. 핵을 제거하지 않은 난자가 전기 자극과 같은 외부 충격을 받게되면 간혹 정자가 들어온 것으로 착각하여 수정란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

다시 말해 난자와 정자의 결합이 아니라 난자만의 분열을 통해 배아가 형성되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형태의 생식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과학계도 아직 뚜렷한 해답을 갖고있지는 못하다.

다만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절멸(絕滅)될 위기에 처한 상태라거나, 고립된 환경에 놓여 있는 동물들이 자손이 끊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스스로 생식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보니, 그런 방향으로 진화한 것이 아닌가하는 추정을 했었다.

그런데 이 같은 추정도 수년 전 미국의 털사대(Tulsa University)가 발표한 살모사 2종의 유전자 분석 연구결과를 통해 신빙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과학계를 혼란스럽게 만든 바 있다.

처녀생식과 체세포 복제 비교 ⓒ 연합뉴스
처녀생식과 체세포 복제 비교 ⓒ 연합뉴스

이 대학 연구진은 수년 동안 구리머리 살모사의 어미와 새끼 22쌍과 목화입 살모사의 어미와 새끼 37쌍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진행해 왔다. 그 결과 종별로 각각 한 개체 씩이 온전히 어미의 유전자만을 물려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 같은 분석 데이터는 전체 개체 수 중 2.5~5% 정도가 처녀생식으로 태어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였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암컷 주변으로 교미 대상인 수컷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암컷이 홀로 번식하는 것을 택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연구진의 한 관계자는 “단성생식의 발생 빈도결과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고 언급하며 “지금까지는 동물들이 외부와 차단된 상태에서 처녀생식을 한 사례만 있었기 때문에 수컷이 주위에 있을 경우에는 단성생식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는 단성생식이 특정한 환경, 다시 말해 주변에 수컷이 없을 때나 홀로 고립됐을 때 같은 환경에서만 발생한다는 통념을 깬 연구사례인 만큼 앞으로 단성생식이 발생하는 환경 조건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공적으로는 포유류의 단성생식도 가능해져

단성생식이 이처럼 아주 희박한 일이 아니라면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에서도 나타날 수 있을까? 이 같은 의문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자연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포유류는 양성의 생식세포 융합을 통한 유전자에 의해서만 발생과정이 조절되는 체계를 갖고 있는데, 이 같은 체계를 ‘유전자 각인(imprint)’이라고 한다. 각인이란 특정한 유전자의 발현이 비활성화 되는 현상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바로 이 각인때문에 포유류에서는 유성생식밖에 일어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난자와 정자가 만나 배아를 형성하는 과정은 유전자 각인이 일어나면서 그에 맞춰 모든 필수 단백질의 생성량이 결정되는 단계인데, 이런 과정이 생략된채 배아가 증식하게 된다면 성장 자체가 안된다는 것이다.

포유류지만 인공적인 단성생식으로 태어난 쥐 ⓒ wikipedia
포유류지만 인공적인 단성생식으로 태어난 쥐 ⓒ wikipedia

그렇다면 자연적인 아니라 인공적으로는 포유류의 단성생식이 가능할까?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이미 지난 2001년에 인류는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 미국의 바이오업체인 어드밴스트셀테크놀로지(ACT)가 원숭이의 난자만으로 초기배아를 만드는 데 성공한 것.

이 외에도 2004년에는 우리나라의 바이오벤처기업인 마크로젠과 일본의 도쿄농대 연구진이 난자를 조작하여 쥐를 탄생시키는데 성공한 바 있다. 수컷 정자의 관여 없이 암컷의 난자만으로 포유류를 탄생시킨 단성생식에 성공한 것이다.

이 같은 인공적 단성생식 기술은 최근 들어 더욱 각광을 받고 있는데, 물론 인공적으로 배아를 키워 생명체를 탄생시키려는 것은 아니다. 배아를 배반포 단계까지 성장시켜 줄기세포를 만들기 위해서다. 심장 등 여러 기관으로 분화할 수 있는 줄기세포를 확보하게 되면, 면역 거부반응 없이 환자에게 이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6-07-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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