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강물이 항생제에 심각하게 오염돼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요크대 앨리스터 박스올 교수(환경과학) 등이 이끈 연구팀이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영국 템스강을 포함해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강들이 항생제로 오염돼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많은 경우 심각한 감염 치료에 중요하다고 분류된 항생제들이 위험한 수준으로 검출됐으며 이는 내성을 강화하거나 확산할 우려를 키우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세계 72개국 711개 지점에서 강물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65% 지점에서 항생제가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를 27일(현지시간)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열린 회의에서 공개했다.
샘플을 채취한 장소 중 111개 지점에서는 항생제 농도가 안전 기준을 초과했다.
강물의 항생제 농도는 일반적으로 저소득 국가에서 더 높았고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 강의 상황이 특히 좋지 않았다.
방글라데시의 경우 항생제 일종인 메트로니다졸이 안전 기준의 300배를 넘어 가장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수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거나 쓰레기를 강물에 투척하는 지역의 경우 아프리카 케냐의 사례에서 보듯이 항생제 농도가 안전치의 100배에 달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른바 선진국 밀집 지역으로 분류된 유럽 강들도 오염돼 있었다.
유럽에서 가장 깨끗한 강 중의 하나로 여겨지는 템스강은 물론 몇몇 지류도 5가지 항생제 혼합물에 오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템스강의 한 지점과 지류 3개 지점은 오염이 안전 기준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부와 요로 감염을 치료하는 항생제인 시프로플록사신이 안전한 수준의 3배를 넘었다.
다뉴브강 오스트리아 구간에서 채취한 샘플은 클래리스로마이신을 포함한 7가지 항생제를 포함하고 있었다.
클래리스로마이신은 폐렴이나 기관지염과 같은 호흡기 감염 치료에 쓰이는데 안전한 수준의 거의 4배가 검출됐다.
유럽에서 두 번째로 긴 강인 다뉴브는 유럽 대륙에서 가장 오염돼 있었다.
이번에 검사를 시행한 유럽 내 장소 중 8%는 안전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는 항생제 오염 농도가 상대적으로 옅은 강도 인간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생물 생태학자인 윌리엄 게이즈 영국 엑서터대 교수는 "유럽에서 관찰되는 저농도 오염조차 내성을 유발하고 내성 유전자가 인간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제 항생제 오염이 물고기, 무척추동물, 조류(藻類) 등 야생 생명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할 계획이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19-05-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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