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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서울=연합뉴스 제공) 김길원 기자
2008-04-30

가정의 달, `눈치'로 살피는 부모님 눈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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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5월에는 무심했던 자녀도 부모님의 건강에 신경을 쓰기 마련이다. 노년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필수적이지만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부모님이 스스로 건강을 챙기기는 쉽지 않다.

또 상당수의 노인들은 `아파도 참는 게 미덕'이라고 생각해 건강에 이상 신호가 와도 참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 중에서도 `몸이 천냥이면 그 중 구백냥'이라고 하는 눈은 질환이 있어도 외관상 뚜렷한 이상이 없어 환자 스스로 불편함을 호소하기 전에는 질환을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관심을 가지고 부모님 일상생활을 세심히 관찰하면 눈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권고한다.

가정의 달을 맞아 한국망막학회의 도움말로 부모님에게 생길 수 있는 눈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 당뇨 있는 부모님, 햇빛에 심하게 찡그린다면 `당뇨망막병증'일 수도 = 5월 따뜻한 봄 햇살에 눈이 부신 건 당연지사다. 하지만 당뇨가 있는 부모님에게 눈부심은 망막증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얼굴을 심하게 찡그리는지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뇨망막증은 당뇨로 인해 망막의 모세혈관이 폐쇄돼 눈 속 조직의 저산소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심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당뇨가 있는 40세 이상의 환자 중 40%에서 나타나며 혈당관리를 철저히 해도 발병 20여년이 지나면 당뇨 환자 대부분은 당뇨망막증을 호소한다.

당뇨망막증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외출 시 눈부심이 시작되고 시력이 서서히 떨어진다. 더 발전하면 사물의 군데군데가 까맣게 보이고, 결국 실명에 이른다. 한 번 손상된 망막은 치료를 해도 정상적인 상태를 회복하지 못하므로 예방과 조기발견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당뇨가 있는 환자는 혈당조절을 잘 하고 1년에 한 번 안과 정기검진을 받는 게 망막증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또한 부모님과 함께 하루에 한 시간 정도 산책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혹시라도 부모님이 햇빛에 노출될 때 눈부심으로 찡그리는 정도가 심하다면 즉시 안과검사를 받아야 한다.

■ 난간 잡고 천천히 계단 내려가는 부모님, `황반변성'일 수도 = 부모님이 계단을 내려갈 때 무릎이 아니라 난간을 잡고 천천히 내려간다면 노인 실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황반변성을 의심해 봐야 한다. 황반변성은 시력의 90%를 담당하는 황반부에 출혈의 위험이 있는 비정상적인 혈관이 생기는 질환으로 미국에서는 실명의 가장 큰 원인이다. 요즘은 우리나라도 서구화된 식생활과 흡연, 평균수명 증가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황반변성의 첫 번째 증상은 직선이 물결치듯 굽어 보여 컵에 물이 넘치도록 따르거나, 계단을 내려가기가 어려워진다. 때문에 골절사고 등 2차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더 진행되면 중심 시야가 소실돼 운전, 운동, 독서, 식사준비 등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져 환자의 개인 생활은 물론 가족 및 사회생활에 심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하지만 초기에 발견하면 질환의 진행을 막아 실명을 예방할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40세 이상은 1년에 한 번 안과검진을 받고 직선이 굽어 보여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 시작됐다면 즉시 안과를 찾아야 한다.

황반변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외 활동 시 노란색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발병률을 4배 가량 높이는 흡연은 피하는 게 좋다. 또 가족 중 황반변성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발병 위험도가 4배 이상 높아지는 만큼 정기적인 안과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망막학회는 "망막 질환은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조기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특히 노년층에서 망막질환이 많이 나타나는 만큼 증상이 있을 경우 반드시 안과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제공) 김길원 기자
저작권자 2008-04-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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