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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한소정 객원기자
2021-04-20

유럽의 우주를 향한 도전, 2035년이 온다! 유럽우주국(ESA) 2025 어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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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우주국의 2025 어젠다. 2022년 우주 정상회담(Space summit)을 개최할 예정이다. ©ESA

지난 4월 7일 ‘유럽우주국 (European Space Agency, ESA)’은 1시간가량 온라인 프레스 브리핑의 형식으로 ‘유럽우주국 2025 어젠다’를 발표했다.

유럽우주국은?

유럽우주국은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공동으로 설립한 우주개발기구로, 1975년 설립 당시에는 가입국이 10개국이었고, 현재는 22개국이 있다. 유럽 연합(European Union)과는 별개의 독자적인 기구로, 유럽 연합은 파트너로서 함께 하고 있다. 한국 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이나 미국 항공우주국(NASA, 이하 나사), 중국 국가항천국(CNSA) 등과 같은 기능을 하는 우주기구이다.

유럽우주국이 보유한 우주 발사체로는 15회 연속 발사에 성공한 주요 발사체인 아리안 5와, 중형 운반 로켓이자 유인 우주선으로 사용 가능하다고 알려진 소유스, 경량 적재물 발사체 베가 등이 있다. 1990년대에는 미국의 나사와 활발한 협력으로 태양 조사를 위한 무인 탐사기 율리시스를 발사하고 토성의 위성 타이탄 표면에 탐사선을 착륙시키기도 했으며, 2005년에는 금성 탐사선 비너스 익스프레스를 발사하기도 했다. 2025년까지는 화성에 유인 우주선을 착륙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새로 임명된 조세프 아쉬바허(Josef Aschbacher) 유럽우주국 청장의 발표로 진행된 이번 브리핑은 미리 배포한 17페이지가량의 자료를 바탕으로 했다. 먼저, 2035년까지의 밑그림을 요약하고, 2025년까지 단기 어젠다로 유럽우주국의 우선순위에 어떤 계획들이 있는지 소개하고, 이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게티이미지뱅크

유럽이 그리는 2035년

유럽우주국이 그리는 2035년은 배포 자료의 1페이지 반에 걸쳐 있는 두 친구의 통화 내용에 나타나 있다. 2035년 우주인 오로라는 달로 가는 다섯 번째 미션을 수행하는 중이다. 지구에서 출발해 우주로 나가는 중에 우주선 안에서 지구에 있는 가장 친한 친구 레오와 통화를 하는 것이다. 레오는 오로라가 ‘포보스(phobos) 미션’에 참여한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인사를 건넨다. 포보스는 화성을 돌고 있는 두 개의 달 중 하나다.

유럽우주국은 2035년까지 지구의 달에 탐사를 다녀오고, 가능하면 화성으로도 탐사를 보낼 계획을 가지고 있다. 태양계 밖에 위치한 여러 외계행성들의 위치 파악을 마치고, 이 중에 지구와 비슷한 대기 조건을 가지고 있는 행성들도 몇 개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우주 연구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행성들을 파악하고 개척하는 일로, 이는 미래에 우리 인류가 지구 바깥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화성 탐사는 그 일환으로 태양계 내의 가장 가깝고 가능성이 있는 행성에 대한 시도다.

2025년까지의 계획

이 같은 밑그림 위에, 현재 유럽우주국은 2025년까지 유럽 연합과의 관계를 더 강화하고, 상업화와 안전⋅보안 문제, 운영 중인 프로그램들의 문제 해결, 유럽우주국 내부 혁신 등의 다섯 가지 현안을 우선순위로 두고 노력하겠다고 발표했다. 유럽 연합은 유럽우주국의 중요한 파트너로서 2021년 기준 1년 예산의 26퍼센트를 기여했다. 유럽우주국과 유럽 연합은 이 같은 공조를 더 강화시키기 위한 양자 간의 합의안(Financial Framework Partnership Agreement, FFPA)을 곧 체결할 계획이다.

상업화 문제에 대해 설명으로 왼쪽 그래프에 유럽에서 사기업들의 투자가 미국에 비해 크게 낮은 것을 보여준다. ©ESA

상업화 문제는 미국에서 스페이스 X와 블루 오리진으로 대표되는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하는 사기업의 우주 개발을 유럽 내에서도 적극 장려하기 위한 방안을 말한다. 실리콘밸리식 접근을 유럽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문화적으로나 법적 환경을 고려할 때 불가능하지만, 재능을 고루 지지하고, 벤처 기업을 지지할 파트너십을 끌어내고, 속도와 효율을 높여 고무적인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유럽우주국은 미국 나사의 ⅕ 수준인 현재의 예산을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2022년에 개최될 ‘우주 정상회담(Space summit)’에서 유럽의 가입국 수장들과 유럽 연합의 지도부가 우주 정책과 관련해 추구하는 것과 우선순위가 적극적으로 논의되도록 의제로 정할 것이라고 했다. 항공연이나 나사 등과 달리, 특정 정부에 소속되지 않은 만큼 정책 결정 과정이 가입국들 사이의 다양한 이익을 대표하는 방식으로 합의하는 유럽우주국의 특징인 셈이다.

더불어, 아쉬바허 청장은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를 인용해 우주의 경제 가치는 현재 3,500억 달러로 추정되며, 2040년까지 1조 달러까지 증가할 수 있는 만큼 경제적 측면에서 우주가 가진 잠재력 역시 우주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도 밝혔다. 오는 회담에서 향후 10~15년간 유럽우주국의 방향이 결정될 전망이다.

한소정 객원기자
sojungapril8@gmail.com
저작권자 2021-04-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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