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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김병희 객원기자
2020-02-04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 늦춘다? 조림은 값싸고 손쉬운 기후변화 대응책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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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산업 활동 등에 의해 늘어나는 이산화탄소는 온실 효과를 증대시켜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는 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산화탄소 증가는 또한 지구 곳곳에 산재한 식물의 광합성 작용을 상승시켜 식물의 성장과 확산에 도움을 준다. 식물의 이 같은 이산화탄소 흡수는 지구온난화를 어느 정도 지체시키는 효과가 있다.

미국 보스턴대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지구 초목의 식생 면적을 증가시키는데 인간이 얼마나 도움을 주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새로운 논문을 ‘네이처 리뷰스 지구와 과학’(Nature Reviews Earth & Environment) 지에 발표했다.

이들은 온실가스 방출에 힘입어 초목이 성장하는 것은 지구온난화를 약간 더디게 하기 때문에 자칫 인간이 얼마나 빨리 지구를 온난화시키고 있는지에 대한 인식을 왜곡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식물은 육상에서 탄소를 격리시키고, 뿌리가 끌어올린 지하수와 몸체가 흡수한 강수를 대기로 증발시킴으로써 대기를 적셔 탄소 오염에 따른 위험을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 Pixabay /Free-Photos

‘어쩌다가’ 나타난 녹화 효과

보스턴대 치 첸(Chi Chen) 연구원과 랑가 마이네니(Ranga Myneni) 교수(지구 및 환경과학)를 중심으로 한 연구팀은 250개의 과학 연구와 지상에서 모니터링한 위성데이터, 기후와 환경 모델 및 현장 관찰 연구들을 상세히 검토해 전 세계적인 초목 성장 증가, 즉 녹화(greening) 효과의 몇 가지 원인과 결과를 조명했다.

이들은 기후를 변화시키는 탄소 배출과 집중적인 토지 이용이 어쩌다가 지구 식생 토지의 절반을 녹화시켰다고 보고했다.

논문 제1저자인 베이징대 실롱 피아오(Shilong Piao)와 쉬후이 왕(Xuhui Wang) 연구원은, 그것이 좋은 일처럼 들리지만 이런 놀라운 녹화 비율은 지구온난화, 해수면 상승, 해빙 감소와 함께 인간의 산업과 활동이 지구 기후에 엄청난 충격을 가하고 있다는 매우 신뢰도 높은 증거라고 말했다.

식물의 녹색 잎은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물로 대체하면서 햇빛을 당으로 변환시킨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가 줄어들어 온난화되는 지구를 냉각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지구가 녹화되는 이유는 전 세계에 걸쳐 다양하다. 여기에는 농업을 위한 집중적인 토지 사용과 대규모의 식재, 북부지역에서의 더 따뜻하고 습해지는 기후, 버려진 토지에서의 자연적인 재조림 현상 그리고 과거 식생 교란으로부터의 회복 등이 포함된다.

지구온난화에 따라 에베레스트 지역에서도 식생이 증가했다는 연구도 있다. 고도 4900m 지역의 아마 다블람 아래에서 쿰부와 촐라쳇을 바라본 전경. 눈(雪) 아래에서 성장하는 전형적인 식생을 보여준다. ⓒ Karen Anderson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가 식물에 더 많은 비료 공급

그렇다면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지구 녹화의 주원인은 무엇일까? 연구팀은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가 식물에 더 많은 비료를 공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 결과, 1980년대 초반 이후 세계적으로 녹화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지구 온난화 속도를 섭씨 0.2~0.25도 정도 늦췄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논문 공저자인 노르웨이 자연 연구소(Norwegian Institute for Nature Research) 얄르 비예르케(Jarle Bjerke) 박사는 “지구에 해로운 변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 방출이 한편으로 식물의 성장을 북돋워 지구온난화를 약간 완화시킨다는 사실은 역설적인 사실”이라고 말했다.

보스턴대 연구팀은 이미 1980년 초부터 거의 매일 미 항공우주국(NASA)와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위성영상 관측을 토대로 북극에서부터 온대지역에 이르기까지 지구의 광범위한 식생 토지들이 눈에 띄게 더 푸르러졌다는 사실을 발견한 바 있다.

논문 시니어 저자인 랑가 마이네니 교수는 “NASA의 위성 데이터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개발도상국인 중국과 인도가 특히 21세기 동안에 현저하게 녹화된 사실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인간의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도 지구온난화와 녹화 트렌드의 영향이 미쳤다. 논문 공저자인 NASA 에임즈 연구센터의 라마 네마니(Rama Nemani) 박사는 “예를 들면 북극 고위도 지역인 스발바르는 1986년부터 2015년까지 30년 동안 기온이 섭씨 2.9도에서 4.7도로 상승했고, 녹화율도 30% 올라갔다”고 전했다.

조림은 값싸고 손쉬운 기후변화 대응책의 하나다. 마다가스카르 마난테니나에서 불법적으로 삼림을 붙태우는 모습. 화전을 막고, 자연 발화로 인한 삼림 훼손 대책도 큰 과제로 등장했다. ⓒ Wikimedia / Diorit

“조림은 값싼 기후변화 해결책”

지난 40년 동안 화석 연료 사용과 열대 삼림 벌채에 따른 탄소 배출로 인해 지구 대기에 160ppm의 이산화탄소가 더 보태졌다. 그중 약 40ppm은 수동적으로 바다로 분산됐고, 50ppm은 식물이 능동적으로 흡수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그러나 대기 중에는 아직 70ppm이 남아있으며, 이는 다른 온실가스들과 함께 1980년대 이래 관찰된 육지 온난화 패턴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논문 공저자인 프랑스 기후 및 환경과학 연구소(the Laboratory of Climate and Environmental Sciences) 필리프 시애(Philippe Ciais) 박사는 “식물은 육상에서 탄소를 격리시키고, 뿌리가 끌어올린 지하수와 몸체가 흡수한 강수를 대기로 증발시킴으로써 대기를 적셔 탄소 오염에 따른 위험을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애 박사는 “삼림 훼손을 막고 지속 가능하며 생태학적으로 합리적인 조림을 하는 것은 비록 충분치는 않지만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비용이 적게 드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기후 시스템의 복잡한 상호연결성으로 인해 세계적인 식생 녹화가 지구 냉각에 미치는 이점을 정확하게 추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논문 공저자인 노르웨이 자연 연구소 한스 퇴머빅(Hans Tømmervik) 박사는 “이 같은 지구촌 녹화의 생각지 못한 이점과 일시적 특성은 특히 지난 수십 년간 탄소 배출이 상승 궤적을 그리는데도 이를 막기 위해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지구온난화를 섭씨 1.5~2도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벅차고 긴급한 일인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20-02-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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