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1 # 임산부 A씨는 병원에 가지 않는다. 집에 있는 웨어러블 초음파 진단기가 인공지능(AI) 프로그램과 연결해 임신 상태를 정확히 측정해준다.
장면 2 # 공장 생산설비의 부품이 고장이 났다는 경보가 울린다. 부품 교체를 위해 AS 기사가 방문할 필요가 없다. 필요한 부품은 언제 어디서든 3D 프린터를 통해 즉석에서 만들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면 3 # 커피를 마시고 싶은 B씨. 현금도 카드도 없이 커피숍에 간다. 그는 즉시 현장에서 홍채 인식을 통해 결제를 한다.
SF영화에서나 보던 장면들이 과연 현실로 이루어질까.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 통신의 발달로 머지않은 미래에 구현될 장면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PWC컨설팅 박동규 상무는 “이러한 상황은 불과 2~3년 안에 구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인공지능 스타트업들 봇물, 해외 기업들은 어떤 변화를 맞이하고 있나
그는 12일 서울 강남구 창업지원공간 팁스타운에서 열린 ‘제 3회 엔젤리더스포럼’에서 최근 해외 150여 군데에서 벌어지고 있는 자사의 컨설팅 사업을 바탕으로 해외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의 인큐베이팅(Incubating) 트렌드에 대해 공유했다.
최근 인공지능(AI)이라는 말은 너무 흔하다. 기술 여부를 떠나 하나의 유행이 되어 버렸다. 어느 기업이나 제품이나 여기저기 다 붙여 사용한다. 인공지능(AI)이라는 단어 하나가 투자 금액이나 주식 가격을 급락 혹은 급등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박동규 상무는 “최근 해외에 나오고 있는 인공지능 스타트업들의 기술력에 대해 놀랐다”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이들은 자사의 기술을 타사와 차별화를 시키지도 못하고, 고객들에게는 이것을 왜 구매해야 하는지 어필을 못하는 회사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박 상무에 의하면 최근 대기업들은 인공지능 관련 스타트업들이 부상하고 있는 것을 크게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이들은 기업 내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육성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혁신적인 인공지능 스타트업들의 급부상으로 기업들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여실히 느끼고 있다는 것. 박 상무는 “이러한 변화는 유럽, 캐나다 및 미국 내의 스타트업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대기업들 스타트업에 위협을 느낄 정도, 함께 공생하는 방법 찾아야
이러한 변화에 발 맞춰 ‘맞춤형 AI 스타트업’들이 호평을 받고 있다. AI 스타트업 Veezoo는 클라우드 기반의 인공지능을 통해 질의어에 맞는 화면을 보여줌으로써 업무 효율성을 제공한다. 데이터로봇(DataRobot)은 데이터를 집어넣으면 수십개의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최적의 모델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 다중 알고리즘 적용 시스템으로 통계 툴을 제공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수많은 AI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나오고 있지만 ‘고객은 무엇을 원하나’, ‘우리는 뭘 만들어야 하나’, ‘우리는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를 지속적으로 챌린지하면서 도전하는 회사는 많지 않다.
박 상무는 “인공지능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밸류 체인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밸류 체인(value chain)이란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가 주창한 개념으로 기업이 원재료를 사서 가공·판매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련의 과정을 뜻한다.
박 상무는 인공지능 영역에서의 밸류 체인 과정을 여섯 단계로 제시했다. 그는 인공지능 밸류체인 과정을 AI 알고리즘 개발 원천(논문)>AI 알고리즘 국내 적용(검증 및 코드 개발, 한글화)> 원천기술도입 및 초기 학습> 플랫폼 개발 및 구축> 비즈니스 컨셉 적용 및 개발> 고객맞춤형 서비스 및 심화학습이라고 분류했다.
인공지능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AI)에 대한 밸류체인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국내에는 이 밸류체인 과정에 비어있는 영역이 많이 있다. 바로 비즈니스 컨셉 적용 및 개발과 고객 맞춤형 서비스 및 심화학습 단계이다. 박 상무는 “국내 시장의 경우에는 인공지능을 비즈니스로 적용하는 솔루션 회사가 전무한 실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부서별, 기업별 매뉴얼을 자연어로 효과적으로 찾아주는 서비스, 챗봇을 통해 질문의 결과를 확인하는 시스템을 제공해주는 서비스 등이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어 독일에서는 자동차 업계에서 이 방법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상무는 “모든 것을 한 회사에서 전부 다 처리할 수 없다. 특화된 부분의 스타트업을 영입해라. 스타트업은 빈 영역에 플레이어로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잘하는 영역을 합쳐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공생하는 방법이 하나의 비즈니스 영역이 될 수 있다.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회사의 본질은 경영관리, 마케팅 등 회사를 관리하는 능력”이라며 “인공지능 스타트업 시장에도 밸류체인 과정이 중요하고 앞으로 더 중요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김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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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8-03-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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