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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편집위원
2011-03-24

한반도의 지진 가능성은? 지헌철 책임연구원, 일본 영향 규모 6.5 이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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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약한 지진이지만 한반도에서는 끊임없이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 역사기록을 보면 삼국시대 때 107번, 고려시대 때 193번, 조선시대 때는 1천번이 넘는 지진발생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강진기록도 다수 전해지고 있다. 1024년(고려 현정 15년) 지동(地動)에 의해 석가탑과 담장 일부가 붕괴됐다는 기록이 1038년(고려 정종 4년)에는 석가탑 보수 중에 지동에 의해 석가탑이 붕괴되고 불국사 경내 다리(청온교, 백운교 중의 하나)도 붕괴됐다는 기록이 발견되고 있다.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에 따르면 1643년에는 영덕으로부터 동래에 이르는 각 읍에서 지진이 발생해 “울산 동쪽 30리에 썰물, 들물 드는 곳에 물이 끓는 탕과 같이 용솟음쳤으며, 논과 밭 여섯 곳이 갈라지고 물이 솟기를 우물과 같았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한반도 3개 단층대서 끊임없이 지진 발생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 지헌철 책임연구원은 23일 ‘한반도 지진과 원자력 안전’이란 주제로 열린 제35회 과총포럼에서 과거 지진 사례들을 열거하면서 ‘한반도 지진학적 환경과 지진발생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지 연구원에 따르면 실제 옥천, 양산, 추가령단층 등 한반도에 있는 3개 단층대에서 끊임없이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 지 연구원은 “지금처럼 일본에서 큰 지진이 발생하고 지진대 간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규모 6.5 이상의 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다. 7.0 이상의 지진이 발행할 가능성은 낮지만 그 이하에서의 강진 가능성이 있다”며 철저한 대비책을 주문했다.

지 연구원에 따르면 한반도는 현재 인도양판이 유라시아판을 미는 힘과 태평양판이 유라시아판·필리핀판 등을 미는 힘을 동서 방향에서 동시에 받고 있다. 이로 인해 비록 작은 규모지만 끊임없이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

다행스러운 것은 한반도가 강진 다발지역인 중국의 탄루 단층대와 일본 열도의 판경계부 사이에 위치함에 따라 응력축전이 제한돼 강진 가능성이 적다는 것인데 최근 일본에서 사상 유례가 없는 강진이 발생하고 있어 강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이석호 기획부장은 국내 원전과 관련, 철저한 안전점검을 통해 기준을 강화하는 일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가 간 원자력안전기술 협력 절실

이 부장에 따르면 IAEA(국제원자력기구) 역시 안전기준 재설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오는 6월부터 구체적인 실무 작업을 벌여나가기 위해 협의 내용 등을 준비 중에 있다.

이 부장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원자력안전과 관련된 기술정보 교환이 매우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동북아 지역처럼 한국, 중국, 일본 등에 원전이 다수 가동 중일 때는 사고 시 그 피해가 인근 국가로 확산될 우려가 매우 크다”며 피해상황에서 손해배상에 대한 기준 등 국가 상호간 협약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진한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일본 혼슈ㆍ촛카이도 서북연안에 대규모 역단층 있어 7.0이상 지진이 수년, 수십년에 한 번씩 발생한다”며 “이 단층에서는 8.0~9.0 이상 지진도 가능한 만큼 우리나라 원전 설계 시 예상 쓰나미 높이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무환 포항공대 첨단원자력 공학부 교수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기가 들어가야 움직이는 시스템(액티브 시스템)의 문제, 원자로 데이터 측정이 불가능할 경우의 대처방법, 원자로 수소 제어의 중요성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국내 언론이 수소폭탄, 증기폭발이나 사용 후 핵연료 위험성, 콘크리트 주입 등 과장되거나 가능성이 희박한 최악의 상황을 보도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웠다”며 “정확한 정보를 국민과 공유하는 체계도 다시 한 번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쓰나미 발생 가능성 상존 대비책 서둘러야

조양희 한국지진공학회장(인천대 교수)은 후쿠시마 원전 설계 시 고려한 강도가 0.4g(지반가속도)인데 비해 실제로 받은 힘은 5배가 넘고, 실제 쓰나미 높이도 설계높이의 3배에 달한 사실을 강조했다.

조 회장은 일본 원전사태에 비추어 현재 설계기준에 만족하지 말고 미래 지진 등에 대한 연구를 확대해 향후 있을지 모르는 해일사태를 대비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는 “쓰나미에 대한 철저한 시설보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쓰나미가 갑자기 발생할 경우 원전 취수구에 많은 양의 공기가 주입될 가능성이 매우 크며, 이 공기가 내부로 들어가 엄청난 파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

조 교수는 “원전주변의 보조시설에도 설계변경이 있어야 한다며, 일본 원전사고를 교훈삼아 원전건설 공법에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도한 “쓰나미에 대한 대비책으로 ‘쓰나미 방벽’을 건설할 필요가 있다”고 발했다.

조 교수는 또한 “지금처럼 쓰나미 방벽이 부재한 상황에서 빠른 속도로 돌진해오는 쓰나미가 큰 피해를 몰고 올 가능성이 있다”며, “철저한 과학적인 검증을 거쳐 대비책을 강구해줄 것”을 주문했다.

토론자들은 철저한 대비를 위해 더 많은 연구가 있어야 한다는데 동의했다. 이날 포럼은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 주최로 대한지질학회, 대한토목학회, 한국지진공학회, 한국원자력학회, 한국공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과학기자협회가 공동 주관했다.

이강봉 편집위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1-03-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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