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체와 태아를 연결시켜 주는 생명줄인 태반이 서로 유전적 구성이 다른데도 모체의 면역체계로 부터 공격을 받지 않는 것은 태반이 기생충처럼 자신의 존재를 위장하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태반과 태아는 모두 모체의 유전적 구성과는 다르며 따라서 이론상으로는 모체의 면역체계로부터 공격을 받아야 마땅하다.
영국 리딩 대학의 필 로우리 박사는 태반에서 합성되는 소분자 단백질 뉴트로키닌-B(NKB)가 기생선충이 숙주의 면역체계 공격을 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분자인 포스포콜린(phosphocoline)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BBC인터넷판이 10일 보도했다.
로우리 박사는 NKB외에도 태반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들은 대부분 모체의 면역체계를 속이기 위해 이 표면분자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로우리 박사는 이 새로운 발견은 습관성 유산과 임신중독증인 자간전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태반이 면역체계를 피하는 이 같은 방법을 이용하면 류머티즘관절염 같은 면역체계의 오인공격으로 발생하는 다른 자가면역질환의 치료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포콜린이 들어있는 단백질 분절이 자가면역질환을 회복시킬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이미 시작되었다고 로우리 박사는 밝혔다.
세인트 제임스 병원 산부인과전문의 제임스 워커 박사는 태반이 모체의 면역체계 공격을 피하기 위해 어떤 형태로는 스스로를 위장하는 것으로 오래전부터 과학자들은 생각해 왔다면서 로우리 박사의 새로운 발견은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위해 면역체계를 속이는 방법이 어떤 것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 연구결과는 '분자내분비학 저널(Journal of Molecular Endocrinology)' 최신호에 실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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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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