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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6-01-07

중국, 올해는 ‘정밀의학’ 굴기(崛起) 유전체 분석 기반 ‘맞춤의학’에 90억달러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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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탁월한 유전체 분석 능력과 수백만명의 환자, 든든한 연구 투자를 바탕으로 유전학과 생리학 및 개인 맞춤의학을 활용하는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고 과학저널 ‘네이처’(Nature)가 7일 보도했다.(관련 기사)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정밀의학 구상’(the Precision Medicine Initiative)을 발표한 지 꼭 1년 만의 일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월 20일 의회 연설에서 “새로운 의학의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소아마비를 축출하고 인간 유전체를 활용하며, 환자에게 제 때 필요한 정확한 진료를 제공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역설한 바 있다.

정밀의학이란 연구 성과와 임상 치료를 통합해 각 개인에게 적확한 진료 제공을 목표로 하는 의학분야다. 기존의 의사와 환자 만의 관계에서 유전학 등 기초의학 연구자와 임상시험자 등이 가세해 환자에게 적합한 약과 치료 방법을 찾아내 적용하게 된다.

어떤 환자에게 어떤 약이 효과가 좋은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유전체 분석자료에서 건강기록표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양의 임상자료를 활용해야 한다.

정밀의학은 개인 맞춤치료를 위해 유전체 분석 자료와  생리학적 데이터를 활용한다. 사진은 베이징 지하철역. ⓒ Wikipedia
정밀의학은 개인별 맞춤치료를 위해 대량의 유전체 분석 자료와 생리학적 데이터가 필요하다. 중국의 엄청난 환자와 대규모 투자를 예상해 의료사업가와 의료인들은 중국 진출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사진은 인파로 붐비는 베이징 지하철역. ⓒ Wikipedia

 “15년 간 90억 달러 투자”        

중국 정부는 내년 3월 차기 5개년 계획을 승인한 후 정밀의학 발전 계획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계획을 추진할 예산 규모는 확실치 않으나 미국 ‘정밀의학 구상’ 예산인 2억1500만달러보다는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언론매체들은 지난해 봄부터 15년간 600억 위안(元)(92억 달러)이 투자될 것으로 추산해 왔다. 이 계획은 유전체를 분석하고 임상자료를 모으기 위한 수 백개의 프로젝트로 구성돼 있으며, 각 프로젝트마다 수천만 위안에서 1억 위안 이상의 지원이 뒤따를 것으로 알려진다.

이 계획을 이끌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칭화대와 푸단대, 중국 의학 아카데미는 정밀의학센터 설립을 서두르고 있으며, 쓰촨대의 서중국병원은 자체적으로 미국이 계획하고 있는 정밀의학 구상과 맞먹는 1백만명의 유전체 분석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 이 병원은 폐암을 시작으로 10개 주요 질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이나 중국의 계획 모두 암이나 심장병과 같이 치명적인 질병들의 유전적 연관관계 규명에 연구력을 집중하고, 중국은 특히 자국에 많은 위암이나 간암과 같은 특정 암 연구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의 유전체 분석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BGI사의 홍콩 분석실. 미국 일루미나사의 장비가 설치돼 있다. 오른쪽은 단일세포 DNA 시퀀싱 모식도(BGI사 홈페이지). ⓒ Wikipedia
세계 최대의 유전체 분석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BGI사의 홍콩 분석실. 미국 일루미나사의 장비가 설치돼 있다. 오른쪽은 단일세포 DNA 시퀀싱 모식도(BGI사 홈페이지). ⓒ Wikipedia

엄청난 환자 데이터도 큰 자산

세계 유수의 중국 유전체 분석회사들은 예상되는 수요에 맞출 서비스를 준비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 셴젠에 있는 유전체 연구소 BGI는 몇 년 전부터 미국 전체의 유전체 분석 능력보다 더 큰 규모의 분석력을 보유해 온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중국측이 2010년쯤 미국 샌디에이고의 일루미나사로부터 최신 장비를 사들였기 때문인데 일루미나는 이후 업그레이드된 장비를 샹하이의 우시(Wuxi)) 파마테크와 클라우드 헬스 그리고 베이징의 노보진(Novogene) 등 세 곳 이상의 다른 유전체 분석회사에 판매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전체 분석에서는 중국이 이렇듯 앞서가고 있으나 다른 인프라에서는 장애요인도 없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먼저 중국 연구자들과 제약회사들이 지금까지 신약을 개발하는데 그리 큰 성공을 거두지 못 했다는 것. 그리고 인적 자원 면에서 특이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병리학자가 부족하고, 의사들이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점도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중국으로 몰리는 의료 관련 사업가들은 중국의 엄청난 환자를 대상으로 자신들의 아이디어와 의료기기 및 소프트웨어 등의 타당성과 가치를 시험하고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6-01-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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