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찬 객원기자] 덴마크의 세계 최대 정자은행인 크리오스 인터내셔널(Cryos International)이 활발한 정자 수출로 덴마크 남자들의 유전자를 전세계에 뿌리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덴마크는 해마다 1천 건에 이르는 수정용 정자를 40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 내 수요 증가로 뉴욕 브로드웨이에 지사를 열기까지 했다.
크리오스는 홈페이지(www.cryos.dk)에서 "테스트를 거친 고급 냉동 정액을 전세계에 배달하는 것이 우리의 주업무"라며 "정액은 주로 200명이 넘는 스칸디나비아 출신 기증자들로부터 확보한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크리오스에 따르면 1991년부터 전세계 35개국 이상에서 7천건 이상의 임신이 보고됐다.
학생들이 대부분인 덴마크 남자들은 자국 내 정자센터 3곳에서 한번에 40달러 가량을 받고 정자를 기증한다.
그러나 아무나 정자를 기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자센터를 찾은 사람 가운데 10% 정도만이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다.
기준을 통과한 정자에는 바이킹의 후예답게 '비르크' '올라프'와 같은 이름과 함께 정자 주인의 머리색과 눈 색깔, 키, 교육 정도 등 신상명세서가 따라 붙는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크리오스는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망을 구축하는 대로 1, 2년 안에 인도와 아시아, 아프리카계 남성들의 정자도 확보할 계획이다.
인구 530만 명에 불과한 덴마크가 정자 수출에서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한 것은 수정 기술이 좋고 사회 분위기가 정자를 사고 파는 것에 관대하기 때문이다.
크리오스는 첫 시도에서 임신에 성공할 확률이 최소한 30%에 이르는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임신 가능성이 10%를 웃돌기 힘든 다른 정자센터와 비교할 때 매우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향후 정자산업에는 어려움도 예상된다. 무엇보다 각 국이 정자 제공자의 익명성을 법으로 금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노르웨이는 지난 11월 이름을 숨기고 정자를 제공하는 행위를 법으로 금지시켰다.
아무리 사회 분위기가 정자 매매에 관대해도 자기 이름이 드러나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 이름을 밝힐 경우 만에 하나 자기 정자를 씨앗으로 태어난 사람이 나중에 '진짜 아버지'를 찾겠다고 나설 때 아주 난처한 상황을 각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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