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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봉 객원기자
2016-05-31

인공지능을 농업에 활용한다면... 병충해 식별하고 잡초도 골라 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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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활용 범위가 급속히 넓어지고 있는 중이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 농업 현장이다. 그동안 사람이 해오던 어려운 일들을 인공지능에게 맡기기 위해 과학자들을 통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와이어드(wired)’ 지는 6월호를 통해 펜실베이니아대의 생명공학자 데이비드 휴즈(David Hughes) 교수와 로잔공과대학의 유행병학자 마르셀 살라데(Marcel Salathé) 교수가 농업에 투입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지금 26종의 병충해(病蟲害)가 발생한 14종의 농작물을 키우며 그 생생한 모습을 촬영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여러 가지 유형의 사진들은 딥러닝(Deep Learning) 프로그램이 있는 컴퓨터에 입력된다.

농작물이 어떤 병에 걸렸는지 판단할 수 있어 

인공지능 스스로 사진에 있는 병충해 패턴을 발견한 뒤 그 내용을 분석하고 판단·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휴즈 교수는 “지금까지의 훈련 결과 입력된 5만 여장의 사진 가운데 99.35%를 정확히 식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의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농업 현장에 병충해를 진단할 수 있으며, 제초 관리를 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인공지능 로봇들이 투입되고 있다. 사진은 인공지능 로봇 회사인 블루리버 테크놀로지의 로봇 트랙터.  ⓒsmartmachines.bluerivert.com/
인공지능의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농업 현장에 병충해를 진단할 수 있으며, 제초 관리를 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인공지능 로봇들이 투입되고 있다. 사진은 농업용 로봇 회사인 블루리버 테크놀로지의 로봇 트랙터. ⓒsmartmachines.bluerivert.com/

그는 앞으로 더 많은 농작물 사진을 학습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인공지능이 세계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병충해 종류를 식별하고, 또한 피해가 발생한 장소·시간 등을 비교·분석해 대처방안을 강구해나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병충해 외에 농작물 생장을 저해하는 다른 사례들도 모으고 있다. 예를 들어 대사 작용이 부진해 농작물 생장이 급격히 저해하는 경우가 있다. 식물생리학적으로 생육을 저해할 정도의 스트레스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영양 부진, 혹은 영양 불균형으로 농작물 생장이 저하될 수도 있다. 온도 상승과 하강으로 인해 발생하는 생육부진 사례도 있다. 연구진은 이때마다 다양한 유형으로 나타나고 있는 식물 모습을 촬영해 딥러닝에 학습시키고 있다.

그중에는 칼슘이나 마그네슘이 너무 과하거나 부족해서 생기는 사례들, 고염도 토양으로 나타나고 있는 여러 가지 현상들, 혹은 돌연변이처럼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특이한 모습의 생장을 하고 있는 사례 등이 포함돼 있다.

휴즈 교수는 “많은 농업인들이 농작물 상태에 대해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개발 중인 인공지능을 사용할 경우 병충해 오진을 방지하는 것은 물론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해 오판으로 인한 재정 부담을 크게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업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영역은 무궁무진하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농약 살포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 내 옥수수·콩·목화밭에 뿌리는 농약의 양이 매년 14억 kg이 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잡초만 골라 뽑는 '레티스봇' 

이렇게 대량 살포된 농약은 농산물 소비자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농산물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 중의 하나다. 이 문제를 농업용 로봇 회사인 블루 리버 테크놀로지(Blue River Technology)가 해결하고 있다.

이 회사에서는 최근 ‘레티스봇(LettuceBot)’이라는 로봇을 개발했다. 기존 트랙터처럼 생긴 이 로봇은 실제로 기계학습 능력을 갖추고 있는 인공지능 로봇이다. 상추(lettuce) 밭을 지나면서 1분 동안에 5000장의 장면을 촬영할 수 있다.

레티스봇이 하고 있는 일은 싹이 돋기 시작한 상추와 그 옆에서 싹이 돋은 잡초를 구분하는 일이다. 그동안 학습된 지식을 바탕으로 상추 싹 부근에서 함께 자라나고 있는 다양한 잡초 싹들을 정교하게 제거해낸다.

로봇 개발에 참여한 의료 인공지능 개발회사 엔리틱(Enlitic) 창업자 제레미 하워드(Jeremy Howard) 씨는 “레티스봇이 딥러닝과 컴퓨터시각(computer vision) 기술이 결합된 인공지능 로봇으로 자신의 임무를 순식간에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레티스봇은 0.02초 만에 0.635mm 반경에 있는 상추 싹과 잡초 싹을 정확하게 구분해낸다. 잡초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는 자신의 손을 이용해 정확히 제거해버린다. 잘못 자라고 있는 상추가 있을 수 있다.

그럴 경우 상추 전문가가 상추의 생육 상황을 진단하듯이 그 상추를 진단해 남겨둘 여지가 있는 것은 남겨두고, 뽑아버릴 것은 모두 뽑아버린다. 새 싹이 너무 가까이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럴 경우 그 거리를 측정한 후 더 큰 상추를 남겨놓고 작은 상추를 제거한다.

레티스봇이 대량 보급될 경우 농부들의 일을 크게 덜어주는 것은 물론 대량 살포되고 있는 농약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블루리버 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인공지능 로봇을 투입할 경우 현재 살포되고 있는 제초제 량을 90%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농업현장에 인공지능을 도입하려는 시도는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전개되고 있다. 벤처기업인 하베스팅(Harvesting)은 NASA에서 쏘아올린 인공위성을 활용해 찍은 지구 영상들을 딥러닝에게 학습시키고 있는 중이다.

농작물 재배와 관련된 기후·토양 정보 등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인공지능 안에 관련 정보가 축적됨에 따라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농업 현장에서 인공지능을 볼 수 있는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6-05-3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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