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세포보다 유전체 수가 절반인 23개의 염색체를 가진 줄기세포가 탄생했다. 통상적인 인체 세포는 23쌍 즉 46개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유전자 연구와 질병 치료 및 인간 발생의 기원 연구 등에 중요한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예루살렘 히브루 대학 연구팀과 미국 컬럼비아대 의료원(CUMC) 및 뉴욕 줄기세포재단(NYSCF) 합동연구팀은 일반적인 줄기세포가 갖는 한 쌍의 유전체 대신 단일본 염색체를 가진 새로운 형태의 배아줄기세포를 생성하는데 성공했다고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지난 16일자에 발표했다.
이 줄기세포는 부모 세포 유전체를 반만 가지고 있으면서 세포 분열 능력을 지닌 최초의 인체 세포다.
질병 치료와 인간 발생 연구에 도움
인체 세포는 통상 부모로부터 각각 23개의 염색체를 물려받아 모두 두 세트, 46개의 염색체를 가진 2배체로 간주된다. 유일한 예외가 있다면 난자와 정자에 있는 생식세포로, 23개의 염색체를 가진 단일 세트만 포함하고 있어 반수체로 불린다. 반수체는 일반적인 세포 분열을 통해 더 많은 난자나 정자를 만들 수 없다.

지금까지 인체 난자세포를 이용해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내면 모두 2배체가 나왔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미수정 인체 난자세포를 분할한 다음 DNA에 형광 염색을 하고 반수체 줄기세포를 분리해 냈다. 이 반수체 줄기세포는 더 많은 2배체 세포들 사이에 흩어져 있었다.
연구팀은 이 반수체 줄기세포가 단일 세트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음에도 신경이나 심장, 췌장세포 등 다른 세포 형태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다능(多能) 줄기세포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논문의 공저자로 히브루대 아즈리엘리 줄기세포 센터 원장인 니심 벤베니스티(Nissim Benvenisty) 교수는 “이번에 생성된 새로운 형태의 줄기세포는 인간 유전체와 의학 연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인간의 발생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왜 부모 한 쪽이 아니라 양부모의 성적 접촉을 통해 생식이 되는지를 탐구하는 새로운 도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전자 편집 쉽다는 게 가장 큰 이점 중 하나”
반수체 줄기세포를 연구에 활용할 경우 대상 유전자가 단일본이기 때문에 유전체 분석에도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암 연구나 정밀의학 및 재생의학 같은 생의학 분야에서의 유전체 분석도 더욱 용이해 질 것이란 관측이다.
연구를 주도한 아즈리엘리 줄기세포센터 이도 사지(Ido Sagi) 박사과정생은 “반수체 세포 활용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점 중 하나는 유전자를 편집하기가 쉽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같은 유전자가 두 개 본이 있는 2배체에서는 단일본 돌연변이의 생물학적 결과들을 탐색할 때 다른 한 본이 정상인데다 일종의 ‘백업’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연구 수행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언급된 줄기세포는 그 난자 제공자와 유전적 특성이 일치하기 때문에 그 제공자가실명이나 당뇨병 같은 질병에 걸렸을 때 세포 기반 치료법을 개발하거나, 유전적으로 일치하는 세포를 통해 치료적 이점을 얻을 수 있는 다른 질병 치료에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불임이나 난임 해결 등 생식 목적을 위한 활용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논문의 주요 공저자인 컬럼비아대 의료원 다이어터 에글리(Dieter Egli, 발생 세포생물학) 교수는 “이번 과업은 다른 기관과 다른 대륙에 있는 연구자들이 협동 연구를 통해 생의학의 기본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훌륭한 사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 김병희 객원기자
- kna@live.co.kr
- 저작권자 2016-03-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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