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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이성규 객원기자
2016-11-16

원예 종주국에도 ‘수직농장’ 바람 네덜란드 스타트업의 혁신적 작물 재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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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예농업의 종주국인 네덜란드에서 최근 수직농장 바람이 불고 있어 화제다. 혁신적인 작물재배 방식의 개발에 힘입어 네덜란드의 많은 스타트업들이 수직농장 산업에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수직농장이란 도심의 고층건물 안에서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농작물을 재배하는 실내농장으로서, 1999년 미국 콜롬비아대학의 미생물학자이자 생태학자인 딕슨 테스포미어 교수가 창안한 개념이다.

날씨와 상관없이 온도 및 습도, 빛, 물 등을 인위적으로 통제할 수 있어 연중 생산이 가능한 게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실내공간에서는 해충이나 질병의 발생 통제가 용이해 농약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네덜란드에서 최근 신선한 아이디어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수직농장 업체는 채소 재배기업 ‘비비(Vivi)’다. 이 업체는 지난 6월 말 발표한 ‘비비 베르테(Vivi Verte)’라는 작물 재배 시스템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네덜란드의 비비 사가 선보인 '비비 베르테'의 작물 재배 순서도.
네덜란드의 비비 사가 선보인 '비비 베르테'의 작물 재배 순서도. ⓒ http://www.vivi.nu/viviverte/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무역관의 최신 보고 자료에 의하면, 이 재배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작물의 독특한 포장방식이다. 즉, 조직 배양이 끝난 어린 식물을 미세 구멍이 뚫린 포장 비닐 안에서 성숙한 식물이 될 때까지 재배시키는 방식이다.

포장 비닐만 감싸면 저절로 성장해

포장 비닐에는 혁신 기술이 적용돼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습도 및 온도, 빛의 세기, 영양소, 물 등을 완벽하게 조절하고 공급할 수 있다. 따라서 식물은 별도의 관리 없이 청결한 상태를 유지한 채 성체로 자라며, 포장 비닐은 최종 소비단계까지 제거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식물의 조직배양부터 최종 소비자에게 유통하기까지의 과정을 하나의 포장 시스템으로 해결한 것이 바로 ‘비비 베르테’다.

이 시스템으로 재배되는 식물들은 포장 비닐로 감싸는 과정이 끝난 후 소비자에게 유통되기 전까지 LED등의 시설이 여러 층으로 설치된 수직농장에서 재배된다. 이 같은 작물 생산 모델은 기후에 영향을 받지 않고 특별한 전문 지식 없이 운영될 수 있어 세계 어디든지 동일한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또한 조직 배양부터 포장, 재배, 출고 등의 기능을 모두 갖춘 생산시설은 3명 정도의 적은 인력으로 연간 115만 개의 개발 작물 개체를 생산할 수 있다. 작물의 포장 과정에서 함께 들어가는 물과 영양분은 식물이 성장시키는 데 필요한 최적의 양으로 공급돼 추가로 공급하지 않아도 된다.

비비 사가 주로 취급하는 작물은 잎채소, 과일, 식용허브 등으로서, 식물을 개인적으로 키우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어린 식물을 모종 단계까지만 키우고 소비자에게 판매하기도 한다.

수직농장에서는 자연광 대신 인공 조명을 사용하므로 어떤 조명을 사용하느냐가 생산량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온실에서 보통 사용하는 누런 빛의 고압나트륨등보다 LED등을 사용할 경우 수확량이 30%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LED등의 활용 전략이 수직농장의 성공요인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유럽 최대의 전구 제조업체인 필립스 사는 지난해에 아인트호벤 시에 수직농장 연구시설을 설립해 상추, 딸기, 크레송 등의 재배를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립스 사의 연구진은 온실에서 재배되는 상추의 ㎡당 생산량이 60㎏인데 비해 자신들의 연구시설에서는 ㎡당 100㎏을 수확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필립스 사, 수직농장 연구시설 설립해

수확량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은 역시 LED등의 효율적 사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식물의 성장 초기에는 붉은빛을 사용해 그늘과 비슷한 환경으로 만듦으로서 성장속도를 증가시키고, 식물이 휴식을 취해야 할 때는 LED등의 전원을 끄는 방식이다.

한편, 네덜란드의 부동산 기업 ‘레이헌빌리지’는 작물 재배에 필요한 자체 에너지 공급 시스템을 갖춘 생태마을을 조성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이 생태마을에 거주하게 되는 가구들은 용수 보관 및 재생에너지 발전, 수경재배 시설 등을 통해 자체적이며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작물을 경작할 수 있게 된다. 레이헌빌리지 사는 앞으로 이 같은 주택 형태가 미래 도시농장에서 가장 적합한 형태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는 세계 2위의 농산품 수출국으로서 화초, 구근, 온실재배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네덜란드의 화초 및 채소 수출액은 총 142억 유로(약 17조8000억원)로서 세계 최대 규모였다.

특히 네덜란드는 세계적으로 신규 품종 개발을 이끄는 국가로서, 네덜란드 기업들은 유럽품종보호청에 등록된 식물 관련 식물육종자권리의 60%를 보유하고 있다. 원예 기업들의 R&D 투자액도 일반 기업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특히 채소 종자를 육종하는 네덜란드 기업들은 매출의 20~30% 수준까지 R&D에 투자하고 있다.

KOTRA 이소정 암스테르담무역관은 “현재 네덜란드의 수직농장 산업 수준은 주변 유럽국가들에 비해 아직 시작단계이지만, 최근 다양한 기업과 단체들이 수직농장과 첨단기술을 활용한 스마트농장 시스템을 결합해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고 했다.

이성규 객원기자
yess01@hanmail.net
저작권자 2016-11-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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