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대기오염으로 발생하는 약 550만 명의 사망자 및 수억 병의 질병 예방이 가능하다. 또한 기존의 화석 연료 산업보다 2400만 개의 추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재생에너지로 100% 전환했을 때 발생하는 이점이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환경공학과의 마크 제이콥슨 교수가 제시하는 이 이점 속에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거의 제로로 줄임으로써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웠다. 전체 전력 중 67.2%를 신재생에너지에서 얻은 것. 미국의 신재생에너지 붐을 이끌고 있는 캘리포니아에는 거의 모든 주요 도시의 외곽마다 대형 풍력발전기가 돌아가고 있으며, 막대한 면적의 태양광발전소가 건설되어 있다.
미국 내 다른 주 정부도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리건과 매사추세츠 주의 일부 도시는 전기를 100% 신재생에너지원으로 공급한다는 약속을 내걸고 있으며, 시카고는 2025년까지 모든 건물에 재생에너지를 공급할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만 사용하는 네덜란드 공항
네덜란드에서는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 신재생에너지만을 사용해 모든 사업 부문을 운영하기로 결정한 기업이 등장했다.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의 운영사인 로얄 스키폴 그룹이 바로 그 주인공. 이 기업이 사용하는 신재생에너지는 전력공급기업 Eneco 사가 새롭게 건설하는 풍력단지로부터 공급될 계획이다.
Eneco 사는 스키폴 공항뿐만 아니라 로테르담-헤이그 공항, 아인트호벤 공항, 렐리스타드 공항에도 신재생에너지를 공급한다. 이들 공항은 약 200GWh의 전력을 소비하는데, 이는 6만 가구가 소비하는 에너지량에 해당한다.
그런데 신재생에너지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배터리다. 풍력과 태양광의 경우 바람이 불고 햇볕이 들 때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지만, 맘대로 켜고 끌 수는 없다. 때문에 신재생에너지원을 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여분의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대용량 배터리가 필수다.
배터리는 잉여 전기를 수집하고 저장하여 태양이 없고 바람이 불지 않을 때도 전기를 공급할 수 있게 한다. 그런데 기존에 개발된 배터리는 효율이 낮거나 수명이 짧은 한계를 지니고 있다.
배터리 문제가 신재생에너지 확산의 발목을 잡아온 셈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태양광 및 풍력발전소가 생산한 전기 중 30만MW 이상이 적절한 저장 장치가 없는 탓에 버려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재생에너지원의 간헐성을 보완하고 부하 피크 시의 전기공급 관리를 유연하게 해주는 배터리 및 저장시스템의 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몇 년 전만 해도 배터리는 혁신적인 기술 영역에 속했으나, 이제 본격적인 사용이 시작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남부 도시인 온타리오 부근에는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 에너지 저장 설비가 설치됐다. 약 6000㎡의 부지에 들어선 이 설비는 400개의 테슬라 파워팩을 연결한 배터리 기반의 저장 설비로서, 2500가구에 하루 동안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즉, 야간이나 저부하 시간에 충전한 전기를 사용량이 증가하는 시간에 공급하기 위한 용도다.
캘리포니아주는 2020년까지 화력발전소 2기에 해당하는 1325MW의 저장소를 설치하는 등 대규모 에너지 저장 시설 확충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주에 설치된 저장 설비는 미국 전체 배터리 저장 용량의 36%를 차지한다.
소금을 이용한 저장장치 기술 개발
호주 남부 지역에는 올해 연말까지 세계 최대의 리튬 배터리가 설치된다.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촉진하고 신뢰도 높은 신재생에너지 구현을 위해 설치되는 이 배터리는 미국 테슬라 사와 프랑스의 신재생에너지 그룹인 네오엥(Neoen)이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시스템보다 3배 이상 강력한 성능을 지닌 이 배터리는 낮이든 밤이든 발전량이 부족하거나 전력망에 안정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을 때 전력을 공급하도록 설계된다. 호주 남부 지역은 신재생에너지가 기존 전력망의 틀에 통합되어 가는 과정에 있으므로 배터리 저장장치의 도입이 시급한 실정이다.
세계적인 실용가구 및 생활용품 판매회사인 이케아(IKEA)는 태양광을 사용하는 가정을 위해 최근에 태양광-배터리 저장장치를 출시했다. 이 배터리를 태양광 패널에 연결하면 에너지 사용수준이 낮아 버려지는 전기를 저장해서 나중에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태양광 패널로 발전된 전기의 이용률을 현재의 2배가 되는 80%까지 올릴 수 있다고 한다.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에서는 최근 소금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저장장치 기술을 공개해 주목을 끌었다. 비밀연구소 X가 개발한 이 배터리는 태양광 패널이나 풍력 터빈에서 생산한 전력을 소금과 부동액으로 분리된 탱크에 저장한 뒤 다시 온도차를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온도를 잘 유지하는 소금을 특성을 이용한 이 배터리는 가정집의 차고 크기부터 산업용 발전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규모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값비싼 리튬이온배터리 대신 저렴한 소금을 이용한 이 배터리가 신재생에너지의 확산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신재생에너지의 성장으로 인한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면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특히 이차전지의 주요 소재인 리튬은 2015년 이후 4배 이상, 코발트는 2배 이상 상승했다. 또한 일부 소재의 경우 공급 부족 조짐까지 보이고 있어 배터리 개발 경쟁만큼이나 원자재 확보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 이성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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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7-09-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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