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비활성 중성미자'(sterile neutrino)가 예상 영역에는 없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로써 암흑물질의 유력한 후보 중 하나인 비활성 중성미자가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커졌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지하실험 연구단 공동연구팀은 비활성 중성미자를 검출하기 위해 '단거리 중성미자 진동 실험'을 진행한 결과 기존 예상 영역에서는 비활성 중성미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밝혀냈다.
우주 속 암흑물질은 빛과 상호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고 중력만으로 존재를 감지할 수 있다.
우리 눈에 보이는 우주는 5%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밝혀지지 않은 암흑물질(27%)과 암흑에너지(68%)로 구성돼 있다.
암흑물질의 유력한 후보물질로 비활성 중성미자가 떠오르고 있는데, 전자·뮤온·타우 등 기존 중성미자와 다른 형태라는 의미로 '제4의 중성미자'라 불린다.
20여년 전 기존 중성미자보다 질량은 무거우면서 약한 상호작용조치 하지 않는 제4의 중성미자가 존재한다는 가설이 제시되면서, 과학자들이 이를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연구팀은 수개월 동안 전남 영광 한빛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를 이용해 중성미자의 진동을 측정하기 위한 단거리 중성미자 진동실험을 진행했다.
원자로 중심에서 24m 떨어진 곳에 검출기를 설치, 중성미자의 에너지 스펙트럼을 측정해 분석한 결과, 기존 발견될 것으로 예상돼 온 추정 영역에서 비활성 중성미자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특히 비활성 중성미자가 검출될 최적의 예측값 지점은 이번 실험 결과에서 발견 가능성이 없는 영역으로 제외됐다.
기존 먼 거리 중성미자 진동실험에서 특정 에너지 영역에서 중성미자 신호에 대한 이론적 계산값과 실험 예측값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지만, 단거리 실험에서도 이 같은 차이가 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해 8월 세계 최대 중성미자 관측소인 '아이스큐브 뉴트리노 관측소'에서도 비활성 중성미자를 찾기 위해 관측해 온 다국적 연구진이 "2년간 10만 개의 중성미자를 관찰했지만, 새로운 형태의 중성미자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비활성 중성미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오유민 IBS 지하실험 연구단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비활성 중성미자의 검출 예상 영역을 좁혀, 앞으로 원자로를 활용한 중성미자 진동실험에 참고할 데이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이날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 연합뉴스 제공
- 저작권자 2017-03-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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