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암세포를 두텁게 에워싼 '세포 장벽'을 무너뜨리는 기술을 개발했다. 세포 장벽이 제거되면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세포가 암 조직에 쉽게 들어갈 수 있고, 항암제 전달도 쉬워져 암 치료 효과가 높아진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김인산·양유수 박사팀이 암세포의 세포 장벽인 '세포외 기질'(extracellular matrix)을 분해하는 효소를 함유한 나노물질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세포외 기질은 세포 밖의 공간을 채우는 생체 고분자의 집합체를 일컫는 말이다.
이 물질은 '히알루로니다아제'라는 효소로 녹일 수 있는데, 연구진은 이 효소를 암세포의 세포외 기질을 녹이는 데 쓰기로 했다.
효소를 암세포에 넣는 효과적인 방법은 실제 몸에서 일어나는 과정에서 힌트를 얻었다.
연구진은 이와 유사하게, 엑소좀 표면에 히알루로니다아제를 붙인 형태의 나노물질을 제작했다.
나노물질의 효능을 알아보기 위해 유방암 등을 앓는 실험 쥐에 이 나노물질을 넣어주자, 나노물질에 실려 온 효소가 암세포의 장벽을 분해하는 것을 확인했다.
항암제와 이 나노물질을 동시에 넣어주면 항암제의 효과가 높아졌다. 21일간 항암제와 나노물질을 동시에 주사할 때 종양의 부피는 항암제만 넣었을 때보다 6분의 1 정도로 줄었다.
양유수 박사는 "새로 개발한 나노물질은 항암 치료제 및 약물 전달체로 활용이 가능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 지원사업, 보건복지부 암정복추진 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4일 자에 실렸다.
- 연합뉴스 제공
- 저작권자 2017-12-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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