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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7-01-13

세포 노화 조절자 찾았다 수명 결정하는 텔로미어 길이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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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장생은 중국의 진시황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이 바라는 꿈의 하나다. 아직은 이루어질 수 없는 이 꿈을 향해 생명과학자들은 한 두 발자국씩 성과를 올려가고 있다.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TSRI) 과학자들이 최근 노화에서 세포 시계를 미세 조정하는 단백질을 발견해 노화 연구에 새로운 교두보를 놓았다.

TZAP라 이름 붙인 이 새로운 단백질은 염색체의 끝부분에 결합돼 있으면서, 염색체 끝을 보호하는 DNA 부분인 텔로미어가 얼마나 오래 존속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텔로미어는 신체의 세포 수명을 설정해 노화 및 암 발병과 같은 중요한 과정을 지시하기 때문에 텔로미어의 길이를 파악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인간 염색체(회색) 끝에 텔로미어(흰색)가 위치해 있는 모습. 사진 :  Wikimedia/ U.S. Department of Energy Human Genome Program
인간 염색체(회색) 끝에 텔로미어(흰색)가 위치해 있는 모습. 사진 : Wikimedia/ U.S. Department of Energy Human Genome Program

세포 시계인 텔로미어 길이 미세 조정

12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온라인판에 교신저자로 관련 논문을 발표한 에로스 라쩨리니 덴치(Eros Lazzerini Denchi) TSRI 부교수는 “텔로미어는 세포의 시계를 나타낸다”며, “각 개인은 일정한 길이의 텔로미어를 가지고 태어나며, 세포가 분열될 때마다 텔로미어가 조금씩 사라지고, 텔로미어가 너무 짧으면 세포는 더 이상 분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텔로미어의 이런 기능은 많은 과학자들에게 텔로미어의 길이를 늘려서 노화를 늦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런 궁금증을 바탕으로 과학자들은 생물학적 시계를 ‘미세 조정’(fine-tune)하기 위해 텔로머라아제(telomerase)라는 특수효소를 사용하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 그 과정에서 발견된 단점은 부자연스럽게 긴 텔로미어는 암 발병의 위험요소가 된다는 것.

텔로미어의 말단이 텔로미어 본체에 삽입돼 T-루프를 형성하고 있는 모습(왼쪽). 오른쪽은 텔로머라아제가 텔로미어 DNA를 점차적으로 신장시키는 모습. 사진 : Wikimedia/ Fatma Uzbas
텔로미어의 말단이 텔로미어 본체에 삽입돼 T-루프를 형성하고 있는 모습(왼쪽). 오른쪽은 텔로머라아제가 텔로미어 DNA를 점차적으로 신장시키는 모습. 사진 : Wikimedia/ Fatma Uzbas

라쩨리니 덴치 교수는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 세포 시계는, 충분한 세포분열이 이루어져 분화된 조직을 개발하고 신체의 재생 가능한 조직을 갱신하는 한편 암 세포 증식을 억제할 수 있도록 미세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TZAP가 텔로미어 트리밍 과정을 제어해 텔로미어가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라쩨리니 덴치 교수는 “이 단백질은 텔로미어 길이의 상한선을 설정해 너무 길게 증식하지 않도록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수행한 에로스 라쩨리니 덴치 부교수(왼쪽)와 논문 제1저자인 줄리아 수 저우 리 대학원생(Photo by Madeline McCurry-Schmidt.) Credit: The Scripps Research Instituteⓒ ScienceTimes
연구를 수행한 에로스 라쩨리니 덴치 부교수(왼쪽)와 논문 제1저자인 줄리아 수 저우 리 대학원생(Photo by Madeline McCurry-Schmidt.) Credit: The Scripps Research Institute

수십년 만에 텔로미어에 있는 새로운 단백질 발견

지난 수십년 동안 텔로미어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일한 단백질은 텔로머라아제 효소로서 쉘테린(Shelterin) 복합체로 불리는 단백질 복합체다. 이 분야의 많은 과학자들은 이 단백질 이외에 텔로미어에 결합되는 추가 단백질은 없다고 믿어왔기 때문에 이번 TZAP 발견은 놀랄 만한 성과다.

논문 제1저자로 라쩨리니 덴치 연구실의 대학원생인 줄리아 수 저우 리(Julia Su Zhou Li) 연구원은 “염색체 말단에 특별하게 자리한 단백질 복합체가 발견된 이래 그동안 텔로미어에 특이하게 위치하는 어떤 단백질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라쩨리니 덴치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새롭고 놀랄 만한 질문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는 라쩨리니 덴치 교수와 리 연구원 이외에 TSRI의 태트빅 시마보리언(Tatevik Simavorian), 크리스티나 바르토치(Cristina Bartocci), 질 사이(Jill Tsai) 연구원과, 소크 생물학연구소의 하비에르 미랄 퍼스트(Javier Miralles Fuste), 잰 칼시더(Jan Karlseder) 연구원이 참여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7-01-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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