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채소 회사인 스프레드(Spread)에서 무인 농장을 만들고 있다. 2017년 완공 목표로 현재 교토에 짓고 있는 이 농장은 농부가 아니라 로봇이 농사를 짓는 세계 최초의 ‘로봇 농장(Robot-run Farm)'이다.
기존의 식물공장(Vegetable Factory)에 재배시설을 모두 자동화해 로봇 농장으로 변화시켰다. 이 농장의 로봇은 특이하다. 손이 달린 콘베이어 벨트가 있어 스스로 씨를 심을 수 있고, 물과 거름을 줄 수도 있다.
농부들이 채소를 재가공하듯 자라고 있는 채소를 적당한 모습으로 다듬을 수도 있다. 스프레드의 프라이스(J.J. Price) 대변인은 “첨단 기술과 기기들을 활용해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농장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 평균 상추 2만1000개 생산 중
28일 ‘테크 크런치’에 따르면 이 로봇 농장은 기존 수직농장(vertical farming)의 전통을 이어받고 있다. 햇빛 대신 LED 빛을 사용하고 있으며, 일반 농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살충제, 제초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수경재배 방식을 통해 다양한 채소를 생산할 계획. 프라이스 대변인은 “최근 최소한의 인력이 투입된 상황에서 하루 2만1000개의 상추를 생산하고 있으며, 그 생산량을 늘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스프레드에서는 로봇 농장이 완공될 경우 농장에 투입될 노동력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에너지 사용량의 30%를 줄이고, 물 투입량의 98%를 재활용하는 등 생산 비용이 크게 줄어드는 대신 채소 생산량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로봇 농장을 개발하면서 스프레드에서 특히 기대를 걸고 있는 장비는 센서다. 이 센서는 채소들이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정밀 분석이 가능하다. 목적대로 작물이 생육하지 않으면 경보를 보내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
스프레드에서는 이 로봇 농장이야말로 미래 식량난을 해결하고, 환경보호와 식품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농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기술이 업그레이드됨에 따라 더 좋은 채소를 생산할 수 있는 점 역시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 농장이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노동력 때문이다. 비싼 인건비를 줄이면서 양질의 채소를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매력은 농업인은 물론 일반 기업인 투자자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오고 있다.
미 정부 직접 나서 농장 로봇 개발 중
스프레드에서 보듯 최근 농장에서 로봇의 모습을 발견하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축산농가에서 사용하고 있는 자동 착유기(autonomous milking machines)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 기기를 부착해놓으면 사람 없이도 자연스러운 착유가 가능하다.
미국 시애틀 남부에서 농장을 하고 있는 론 오스틴(Ron Austin) 씨는 “문제가 있으면 수십 km 멀리 떨어져 있는 농장주에게 전화가 걸려오며, 수시로 전체 착유 상황을 체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로봇 수요는 폭발적이다. 28일 IT 전문매체 ‘긱와이어(Geekwire)’에 따르면 현재 이 로봇 착유기가 세계적으로 3만 여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2025년까지 축산농가의 4분의 1이 착유기를 설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 정부 역시 로봇 보급에 매우 적극적이다. 국가로봇 이니셔티브(National Robotics Initiative)에 따라 미 농부부(USDA)를 중심으로 농장에 투입할 수 있는 대형 로봇 개발에 착수하고 있다.
최근 선보이고 있는 로봇들을 보면 마치 공상과학영화를 보는 듯하다. 목양견인 보디콜리(border collie)를 대신할 수 있는 로봇, 12분 동안 2톤의 곡물을 선별해낼 수 있는 로봇, 양질의 채소를 골라낼 수 있는 ‘룸바(Roomba)' 같은 로봇 등.
미네소타 대학에서는 과수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천후 로봇을 개발했다. 이 로봇은 사람대신 거름을 주는 것은 물론 사과나무를 심을 수도 있다. 또 수확기에는 사과를 등급별로 구분해 분류해가면서 포장, 가공할 수도 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는 농장에 투입할 수 있는 로봇 비행기를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수시로 농장 주변을 비행하면서 농작물 관련 정보들을 수입, 스마트폰 등을 통해 알려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을 비롯한 첨단 기술이 발전하면서 농장 로봇 개발은 이미 예견됐던 결과다. 그러나 노동력 비중이 계속 줄어들고 인건비가 절감되면서 줄어드는 일자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과제로 남아 있다.
- 이강봉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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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6-01-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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