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식량난은 인류가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0세기 후반 세계적인 식량 위기를 막는데 크게 기여한 ‘녹색 혁명’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비료의 대량 생산이었다. 오늘날 또다른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는 식량 위기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은 차세대 농업혁명 촉진을 위해 농작물을 재배하는 토양에 박테리아와 햇빛, 물, 공기를 이용해 비료를 공급하는 ‘생물공학 잎’(bionic leaf)을 발명해 3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제253차 미국 화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작물 수확 늘려서 식량난 해결해야
대니얼 노세라(Daniel Nocera) 교수(에너지학)는 “만약 대규모 중앙집중식 공정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면 비료를 쉽게 만들어 공급할 수 있지만, 환경이 열악한 인도의 시골 마을에 그런 시설을 갖추고 비료를 공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개발도상의 가난한 나라들은 그렇게 할 수 있는 자원이 없으나 충분한 식량 생산을 위한 비료가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에 분산시스템에 대해 생각해 보야야 한다고 덧붙였다.
1960년대 최초의 ‘녹색 혁명’에는 농작물 생산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는 쌀과 밀의 새 품종에 비료 사용이 주효했다. 이로 인해 심각한 환경 피해가 발생했지만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FAO)는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세계 인구는 현재 74억에서 계속 증가해 2050년에는 20억명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UN에 따르면 이같은 인구 증가세는 대부분 가장 가난한 나라들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모든 세계인에게 식량을 공급하려면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삼림이나 녹지를 파괴해 경작지로 개간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작물 수확량을 늘려야 한다는데 동의한다.
박테리아가 질소 고정해 비료 생산토록 조작
생물공학 식물의 권위자인 노세라 박사는 차세대 농업혁명에 도움을 주기 위해 생물공학 잎으로 비료를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 인공 잎은 햇빛에 노출되면 자연 잎을 모방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도구 역할을 한다. 이것은 물 분해 촉매와, 수소를 소비하고 공기로부터 이산화탄소를 얻어 액체연료를 만드는 랄스토니아 유트로파(Ralstonia eutropha)라는 박테리아가 쌍을 이루는 생물공학 잎의 개발로 이어졌다.
지난해 6월 노세라 박사팀은 미생물에 유독한 니켈-몰리브덴-아연 촉매를 박테리아 친화적인 코발트와 인 합금으로 전환했다고 보고했다. 이 새 시스템은 천연 광합성을 크게 뛰어넘는 많은 양의 바이오 매스와 액체연료를 생산했다.
노세라 박사는 “연료는 단지 첫 단계에 불과했다”며, “그 시점에 도달하면 재생 가능한 화학 합성 플랫폼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우리는 다른 유형의 박테리아가 공기 중의 질소를 고정해 비료를 만들도록 함으로써 이 방법의 일반성을 입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처리량 늘려 인도나 사하라 농민들에게 공급 예정”
노세라 박사팀은 이 방법을 응용해 크산토박터 박테리아가 ‘인조 잎’에서 만들어내는 수소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고정해 박테리아 안에 연료로 저장하는 바이오플라스틱을 만드는 시스템을 고안했다.
노세라 박사는 “바이오플라스틱을 만드는데 햇빛을 사용한 박테리아를 토양에 주입하면 이 박테리아가 공기 중에서 끌어들인 질소와, 수소를 저장하고 있는 바이오플라스틱을 사용해 농작물을 비옥하게 하는 암모니아 생성 고정사이클을 가동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노세라 연구실에서는 시스템에서 생성되는 암모니아의 양을 분석했는데, 잘 자란 무에서 성공적인 결과가 입증됐다. 연구진은 이 방법을 다섯 개 작물에 적용했다. 생물공학 잎에서 나온 비료로 키운 야채들은 일반 대조군 작물보다 50% 더 무거웠다.
노세라 박사는 앞으로 이 시스템의 처리량을 늘려 인도나 사하라 이남의 농민들이 스스로 비료를 생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김병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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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7-04-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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