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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김준래 객원기자
2015-02-17

로켓, 이제는 공중에서 발사한다 제트기가 1단 로켓 역할···경제성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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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공간으로 사람이나 화물을 보내는 작업에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중력을 이겨낼 수 있는 로켓을 발사하는 비용이 천문학적이기 때문이다. 투자 규모를 낮춰야 우주 탐사도 더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에, 로켓 발사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는 것은 천문학자들의 오랜 염원이었다.

고도 12킬로미터 에서 제트기와 분리되는 로켓의 상상도
고도 12킬로미터에서 제트기와 분리되는 로켓의 상상도 ⓒ DARPA

그런데 최근 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소속의 과학자들이 기존 발사 시스템과는 달리, 비행기를 이용하여 로켓의 발사 비용을 대폭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학기술 전문 매체인 피스오알지(phys.org)는 DARPA가 소형 인공위성을 우주로 보낼 때 사용할 혁신적인 로켓을 개발 중에 있다고 보도하면서, 전투기를 이용하여 높은 상공에서 로켓을 발사하는 만큼, 경제성면에서 탁월한 시스템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관련 링크)

1단 로켓의 역할을 제트기에 맡기는 알라사 프로젝트

DARPA가 추진 중인 프로젝트의 명칭은 알라사(ALASA, Airborne Launch Assist Space Access)다.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로켓 발사 시스템에서 담당했던 1단 로켓의 역할을 제트기에 맡긴다는 것이다.

최근 DARPA가 공개한 프로젝트의 컨셉 비디오(concept video)를 보면 이 같은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F-15 제트기가 출격한 뒤 구름을 뚫고 수직 상승하다가 일정한 고도에 다다르게 되면, 인공위성을 탑재한 로켓이 비행기 동체 밑에서 미사일처럼 발사된다.

이어서 발사된 로켓은 자체 추진체로 원하는 지구의 궤도에 오르게 되고, 두 차례에 걸친 분리과정이 진행된다. 이후 최종적으로는 인공위성만 원하는 궤도에 남게 되면서, 지상으로 부터 조종을 받게 된다.

이 같은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에 대해 DARPA의 관계자는 “알라사 프로젝트는 과거 로켓 발사 시 발생했던 기나긴 사전 준비와 날씨 등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특히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최소의 비용으로도 위성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DARPA의 자료에 따르면 기존의 로켓 발사 방식으로 인공위성을 궤도 위에 올릴 때 드는 비용이 알라사 방식보다 65배나 더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발사 시스템이 약 650억 원 정도가 소요되는 반면에, 알라사를 이용하면 한번 발사에 10억 원 정도가 투입된다.

로켓에서 분리되는 인공위성의 상상도 ⓒ DARPA
로켓에서 분리되는 인공위성의 상상도 ⓒ DARPA

또한 날씨에 따른 발사의 변동요인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알라사 프로젝트의 장점이다. 로켓 발사는 날씨에 민감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발사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발생하면 대부분 시간이나 일정이 연기된다. 하지만 알라사 프로젝트의 로켓은 12킬로미터(km) 이상 상공에서 발사되기 때문에 날씨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DARPA의 기술담당관인 브래드포드 토슬리(Bradford Tousley) 박사는 “인공위성 발사 요청이 오게 되면, 단 24시간 이내에 모든 준비가 가능해진다”고 주장하며 “그것도 기존 로켓 발사 방식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한 비용에 발사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토슬리 박사는 “알라사 프로젝트의 기술 가능성 및 개념을 검증하는 1단계는 이미 지난 상황”이라고 전하며 “보잉사를 이미 1차 사업 계약자로 선정했고, 현재는 2단계 계획을 진행 중인데, 이 단계에서는 프로토타입의 제작은 물론 12회 정도의 시험 발사가 예정되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은 성능의 한계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존재하고 있다. 특히 전투기에 실리는 탓에 인공위성의 중량을 45킬로그램(kg) 이하로 맞추어야 한다는 점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렇게 중량이 문제가 되는 것은 위성의 기능이 다양해질수록 중량도 따라서 비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45킬로그램 이하의 위성은 그만큼 기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DARPA의 관계자는 “획기적인 방식인 만큼 분명히 한계도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하며 “현재 45킬로그램 이상의 위성은 탑재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조만간 보다 무거운 인공위성을 제트기에서도 발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비행기 발사형 로켓의 최초 형태는 페가수스 로켓

사실 비행기를 이용하여 로켓을 발사하는 개념이 알라사 프로젝트가 처음은 아니다. 이미 지난 1990년에 비행기 발사형 로켓인 페가수스(Pegasus)가 시험비행에 성공한 바 있다. 미국의 오비탈 사이언스사가 개발한 이 로켓은 지금까지 총 40회의 발사를 시도했고, 그 중 35회를 성공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가장 최근의 성공한 사례로는 지난 2013년에 아이리스 위성을 싣고 궤도에 안착한 경우를 들 수 있다. 태양을 관찰하는 용도로 개발된 아이리스 위성은 당시 페가수스 로켓에 실려 상공 160킬로미터(km)에서 발사된 뒤, 650킬로미터의 궤도에 성공적으로 도달했다.

하지만 페가수스 로켓은 생각만큼 활성화되지 못했다. 당초 예상된 1회 발사 비용은 6백만 달러 정도로 상당히 저렴했지만, 거듭되는 실패와 여러 가지 옵션이 붙게 되면서 1회 발사 비용이 3천만 달러 정도로 급상승하고 말았다. 예상보다 훨씬 비싼 발사체가 되고 만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페가수스 로켓은 발사 시스템의 대세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페가수스 이후 이와 유사한 개념의 비행기 발사형 로켓들이 하나둘씩 등장하면서, 이 분야의 원조 모델로 꼽히고 있다.

실제 발사 중인 페가수스 로켓 ⓒ NASA
실제 발사 중인 페가수스 로켓 ⓒ NASA

가장 대표적인 경우로는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인 폴 앨런의 스트래토론치 프로젝트가 있다. 그는 현재 사재 2000억 원을 털어 대형 로켓을 실을 수 있는 거대 비행기를 제작하고 있다.

이 거대 비행기의 크기는 날개폭만 117미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로켓을 포함한 무게가 무려 544톤에 이르기 때문에, 총 6개의 점보 제트엔진을 장착해야만 하늘을 날 수 있다. 따라서 안전성을 위해 기체가 쌍발기 형태로 이루어져 있고, 중앙 부분에 로켓을 탑재하는 방식으로 제작 중이다.

이 외에도  최근 우주 택시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시에라네바다(Sierra Nevada)가 자사의 우주선을 하늘 위에서 발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시에라네바다 측은 이 비행기에 '우주 택시'에 탈락한 자사의 우주선 '드림체이서'(Dream Chaser)를 실을 예정이라고 최근 밝혔다.

이처럼 비행기 발사형 로켓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하고 있는 이유는, 기술적으로 그리 어려운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작 및 발사의 진행은 빨리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DARPA는 첫 번째 시험 발사를 2015년 말로 예상하고 있으며, 2016년 상반기에 첫 번째 궤도 진입에 성공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5-02-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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