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털이 장차 많은 양의 수소 연료를 저장하는 훌륭한 연료탱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최신 연구가 나왔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보도했다.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소인 수소는 화석 연료를 대체할 미래의 청정에너지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저장과 운반이 무척 어려워 수소 연료 자동차들은 액체나 고압가스 형태의 수소 탱크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고압가스는 휘발유보다 40배 많은 공간을 차지하며 액체는 극저온에서 유지해야 하는 등 불편이 크고 현재 기술로는 상온에서 20갤런 탱크를 수소로 가득 채워도 단 1.6㎞를 주행할 수 있을 정도이다.
미국 델라웨어 주립대 연구진은 초고온으로 처리한 닭털 섬유를 이용해 막대한 양의 수소를 저장하는 방법을 발견했다고 최근 열린 녹색화학과 엔지니어링 회의에서 발표했다. 이 연구는 미국 농무부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닭털은 미국에서 연간 27억㎏가량 생산되며 양계농들이 돈을 들여 폐기할 정도이기 때문에 재료비는 사실상 들지 않는 셈이다.
닭털 섬유는 손톱이나 물고기 비늘, 새의 부리 등을 구성하는 단백질과 같은 케라틴질인데 적정 온도에서 적정 시간 세심하게 가열하면 섬유를 구성하는 탄소 성분의 표면이 수소를 끌어들인다. 이는 활성숯 여과장치가 액체나 기체로부터 불순물을 흡수하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이다.
가열 과정에서 섬유 가닥 사이에는 속이 빈 관이 만들어져 구조가 강화되며 많은 구멍이 생겨 표면적이 늘어나고 결과적으로 기체 저장 공간도 늘어나게 된다. 이런 닭털 섬유 속에 기체를 주입해 고압으로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는 압력을 낮추거나 온도를 높여 꺼내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스펀지 같은 다공질의 닭털 섬유 구조는 현재 비싼 제조비가 드는 탄소 나노튜브나 메탈 하이브리드와 같거나 더 많은 양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다.
연구진은 메탈 하이브리드를 사용한 20갤런 들이 수소 연료탱크 제작비가 최고 3만달러, 탄소 나노튜브를 사용한 탱크 제작비는 550만달러까지 들어가지만 탄화 닭털섬유를 사용하면 200달러밖에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탄화 닭털 섬유를 사용하면 75갤런 들이 탱크로 480㎞를 주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닭털 섬유가 수소 저장 탱크 외에 허리케인에도 견디는 지붕 재료, 가벼운 자동차 부품, 컴퓨터 회로판 등 많은 제품의 재료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서울=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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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9-07-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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