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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5-11-26

기대되는 ‘1형 당뇨병’ 치료약 Treg 면역치료제 1차 임상시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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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형 당뇨병’ 치료약의 1차 안전성 시험이 성공적으로 끝나 몇 년 안에 최초의 상용화된 당뇨병(1차) 치료약이 나올 것인지 의료계와 환자 모두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1형 당뇨병(Type 1 Diabetes ; T1D)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돼 나타나는질환으로 주로 소아청소년에게서 발병하며 최근에는 연령층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비해 중년 이후에 많이 발병하고 주변에서 흔히 보는 당뇨병은 ‘2형’으로, 인슐린이 분비되지만 포도당을 제대로 분해하지 못해 고혈당이 생겨서 피로 목마름 다뇨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번의 임상시험은 1형 당뇨병을 치료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면역치료로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시행된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UCSF) 연구진은 의학저널 ‘과학 중개 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11월 25일자 온라인판에 면역세포인 조절성 T세포(regulatory T cells;Tregs)를 이용한 1차 임상시험에서 특별한 부작용 없이 Tregs가 췌장 베타세포에 대한 면역시스템의 공격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임상시험은 최근에 1형 당뇨병이 발병한 18~43세 사이의 환자 14명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네 그룹으로 나누어 500만~26억개까지의 Tregs를 투여해 비교 시험했다. 네 그룹 모두 특별한 문제 없이 임상시험이 진행됐으며, 한번 투여한 치료용 세포들이 1년 후에도 많게는 25%까지 검출돼 약효가 지속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1형 당뇨병은 전체 당뇨환자의 5~10%를 차지하고 세계적으로 2000만명 정도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이나 일본 같은 동아시아는 10만명당 1~3명, 북유럽이나 미국은 8~17명 정도의 유병률을 보인다. 미국은 2015년 기준으로 20세 이하에서 20만8000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1형 당뇨병 치료제의 1차 임상시험을 주도한 제프리 블루스톤 교수 ⓒ UCSF
1형 당뇨병 치료제의 1차 임상시험을 주도한 제프리 블루스톤 교수 ⓒ UCSF

1형 당뇨병은 자가면역질환의 일종

1형 당뇨병의 원인은 유전이나 환경요인, 화학물질, 바이러스 등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직접적인 발병은 환자의 면역시스템이 췌장의 베타세포를 공격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번의 임상시험도 면역세포를 이용해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을 보호하는 면역치료의 안전성에 초점을 두었다.

그동안 췌장 베타세포에 대한 면역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여러 시험 치료가 시도됐으나 면역력 약화에 따라 감염이나 암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등 심각한 결과가 우려돼 상용화되지 못 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치료는 면역세포들이 감염에 대항하는 능력은 그대로 보존한 채 베타세포에 대한 공격을 약화시키는 ‘면역 관용’(immune tolerance) 개념에 근거해 추진됐다.

제프리 블루스톤(Jeffrey A. Bluestone) 내분비대사학 석학교수는 “이 치료법은 판도를 바꿀 만한 게임-체인저”라며 “그동안은 1형 당뇨병 환자에게 면역억제제를 처방했으나 이번 임상시험은 Tregs를 이용해 면역시스템을 ‘재교육시킴으로써’ 실질적으로 병의 경로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지틀먼(Stephen E. Gitelman) 소아과 교수와 케번 헤럴드(Kevan C. Herold) 예일대의대 교수가 수행한 이번 임상시험 결과에 고무된 연구팀은 ‘Treg 치료법의 효과를 시험하기 위한 제2 임상시험을 지지한다”고 보고했다.

1형 당뇨병환자에게서 흔하게 나타나면서도 위급한 ‘인슐린 의존 당뇨병성 케톤산증’에서 혈중 산성도 증가로 의식 저하가 나타나는 현상으로 그림으로 나타냈다. ⓒ 국가건강정보포털
1형 당뇨병환자에게서 흔하게 나타나는 '인슐린 의존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인슐린 의존 당뇨병성 케톤산증’에서 혈중 산성도 증가로 의식 저하가 나타나는 현상을 그림으로 나타냈다. ⓒ 국가건강정보포털

“Treg 치료법, 당뇨 이외에 류머티즘과 심장병, 비만 치료 가능”

임상시험에 쓰인 Tregs는 환자의 자가세포에서 추출해 실험실에서 ‘분리와 증폭’ 과정을 거쳤다. 이 기술은 2009년에 블루스톤 교수팀이 공개한 것이다.

임상시험 준비를 위해 연구팀은 환자들로부터 두 컵 조금 안 되는 양의 피를 뽑았다. 여기에는 다른 수백만 개의 세포를 포함해 필요한 Tregs가 통상 200만~400만개 가량 들어있다. 이를 형광 활성화 세포 분류법(FACS)으로 정교하게 분리해 치료용 Tregs를 분리한 후 증식배지에 넣어 1500배로 증폭시켰다.

블루스톤 교수팀은 이전의 연구에서 증폭된 Treg가 기능적으로 더욱 활성화돼 있고, 1형 당뇨환자의 면역시스템을 교정할 수 있을 뿐더러 다른 어떤 방법에 의해 생성된 Tregs보다 생존기간이 길다는 사실을 보여준 바 있다.

4년 전 1형 당뇨병이 발병해 이번에 임상시험에 참가한 매리 루니(mary Rooney·39) 씨는 Treg 치료에서 아무런 부작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블루스톤 박사팀의 치료법은 1형 당뇨병과 다른 자가면역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새 희망을 준다”며, “Treg 치료법은 1형 당뇨병의 발병과 진행을 막을 목적으로 나같이 매일 고생스럽게 인슐린 주사를 맞고 평생 동안 합병증을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을 고통에서 해방시켜 줄 수 있어 정말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획기적인 연구”라고 말했다.

블루스톤 교수는 “Treg 치료법이 당뇨병 치료 외에 류머티즘 관절염과 루푸스, 심지어 심장질환과 신경질환 및 비만 치료에까지 적용해 볼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5-11-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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