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투자에 비해 회수기간이 길고, 다른 분야에 파급효과가 큰 공공기술 분야. 따라서 체질상 기업보다 국가가 나서야 하는 이 분야는 공공기술연구회 산하 8개 국책연구기관이 중책을 맡아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해양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 8개 연구기관은 ‘국내 유일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이제 세계의 연구 기관들과 맞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를 위해 박병권 공공기술연구회 이사장은 이제 연구회가 과학기술부로 이관된 새로운 체제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공공기술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여러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다. 본 지는 박 이사장을 만나 국가 공공기술의 발전방향을 들어보았다<편집자주>.
“국가출연연구소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서는 ‘계획’이 가장 중요하다”
박병권 공공기술연구회 이사장은 국가연구가 한 방향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치밀한 계획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그는 국책연구기관별로 중복 연구로 인한 낭비를 없애는 것부터 연구기관별 인력*재무*홍보관리까지 모든 게 전체적으로 계획성 있게 정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국내 연구인력 파악 즉 연구인력의 수요공급이 정확하게 파악된 후 이를 기반으로 연구계획이 수립돼야 낭비적인 요소가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지금까지 이런 계획성부문에서 시행착오적 요소가 남아있어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MOU체결해도 실질협력 부족
특히 산하 연구기관의 평가를 책임졌던 박 이사장은 향후 국책연구기관의 발전방향에 대해 몇 가지 언급했다. 첫째로 아직도 잔존하는 연구기관 간의 장벽이나 이기주의를 털어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박 이사장은 “연구기관 간 또는 외부와의 협력연구나 상호 인적*물적 교류가 지금보다 더 활발하게 이뤄져야 소위 연구기관별 효율성 및 연구의 효율성이 향상될 수 있음에도 실제로 형식에 머물거나 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예로 기관간 양해각서(MOU)만 체결하고 그에 걸맞은 협력이 이뤄지지 않는 소위 ‘MOU의 양산(?)’을 지적했다. 따라서 기관간 MOU가 제대로 실행되기 위해서 양 기관이 실질 협력을 통해 상호 얻고자 하는 것을 명확히 규명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기관이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기관 우수인력의 대학유출 대책 세워야
둘째로 국책연구기관의 연구과제가 예전보다는 백화점식 연구가 많이 줄어들었으나 아직도 ‘선택과 집중’차원에서 부족한 점을 꼬집었다.
기존에는 각 연구기관마다 연구의 자율성을 부여하는 측면으로 연구를 이끌었으나 잘 안되고 있다고 박 이사장은 판단, 올해부터 연구기관 스스로 중점연구영역을 선정토록 해 이 분야를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리도록 북돋우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내년 2월이면 평가를 거쳐 8개 연구기관이 올해부터 시작한 중점연구영역에 대한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각 연구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셋째로 국책 연구기관들이 연구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연구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까지 대학교수 선호현상으로 국책 연구기관에서 대학으로 연구인력 유출이 빈번했다”면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고자 일찍이 연구원장들에게 직원인사 및 급여에 대해 자율권을 부여해 연구자들의 연구 사기를 진작시키고자 노력해왔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이런 취지에 부합하지 못한 부분이 많다면서 연구원들이 앞으로 외국의 우수인력이라고 연구취지에 부합하면 과감하게 스카우트를 해올 수 있는 ‘개방형 시스템’으로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가효율성 달성은 공공기술에 달려
공공기술 분야의 중요성에 대해 그는 “항공이나 해양, 에너지, 철도 등 공공기술은 일반기업보다 국가관련부처에 도움을 준다는 측면에서 우리나라 정책 달성의 윤활유와 같은 존재”라면서 “국가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공기술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치료용 의료기기의 ‘주파수’에 대해 의학*건강기준에 적합한 주파수 기준을 공급하면 결국 사회발전과 기술향상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했다.
또한 지질자원연구원의 해외자원 개발이나 에너지기술연구원의 신에너지나 대체에너지 확보 등 공공기술은 앞으로 우리 나라의 생존 및 세계와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반드시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분야라면서 박 이사장은 이 한 목표를 위해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산하 연구기관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앞으로 연구회에 연구기관을 감사할 수 있는 기능도 주어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서현교 객원기자
- 저작권자 2004-11-04 ⓒ ScienceTimes
관련기사